박병호가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시즌 46호 홈런을 기록하는 장면. 사진=MBC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처
박병호가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시즌 46호 홈런을 기록하는 장면. 사진=MBC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처
박병호, 46호 만루포 작렬…'MLB 쇼케이스' 자축
'사상 최초' 2년 연속 50홈런·4년 연속 홈런왕 예약
'역대 최고' 이승엽 56홈런·144타점 경신 가능성도


박병호가 전인미답의 기록에 다가서고 있다. 이승엽도 기록하지 못한 KBO리그 사상최초 2년 연속 50홈런과 4년 연속 홈런왕이 가시권에 든 것이다. 또한 메이저리그 꿈도 잡힐 듯 보인다. 스카우터들이 박병호를 보고 놀라는 모습이 경기마다 카메라에 잡히고 있다.

박병호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시즌 46호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하며 홈런왕 경쟁 독주체제를 굳혔다. 2위 에릭 테임즈와 8개차. 타점 역시 127타점으로 이 부문 2위 테임즈(110타점)와 격차를 더욱 벌렸다.

○ 57홈런 페이스

박병호는 지난 시즌 52홈런을 기록하며 11년 만에 50홈런 시대를 다시 엶과 동시에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200안타를 기록한 팀 동료 서건창에게 밀려 3년 연속 MVP를 놓쳤기 때문일까. 올 시즌은 더 무서워졌다. 박병호는 남은 28경기에서 홈런 4개를 추가할 경우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50홈런 고지에 오른다.

뿐만 아니다. 이승엽이 기록한 한 시즌 최다 홈런기록(56홈런)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이날까지 경기당 0.396개의 홈런을 기록한 박병호는 남은 경기에서 11개의 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57홈런 페이스인 것이다.

또한 같은 해 이승엽이 기록한 한 시즌 최다 타점기록(144타점)에도 17개차로 다가섰다. 8월에만 12홈런을 터뜨린 박병호가 9월에도 이 같은 타격감을 유지할 경우 올 시즌을 기록잔치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박병호에게 2015시즌은 '어쩌면 당분간 마지막이 될 한국에서의 시즌'이다.

박병호는 '스타병'이 없는 선수로도 유명하다. 이제는 최고의 홈런왕으로 입지를 굳혔음에도 프로생활 초기 2군에서 대부분의 시즌을 보내던 때처럼 겸손하다. 특히 자신의 우상 이승엽과 비교되는 것에 대해서는 "이승엽 선배의 이름이 내 이름과 함께 거론되는 것조차 실례"라며 꺼렸을 정도다.

이승엽 역시 박병호에 대해 "존경하는 후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거품? 거포!

올 시즌 박병호는 '목황상제'라는 일부 안티팬들의 비아냥에 시위라도 하듯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목황상제'는 넥센 히어로즈의 홈인 목동구장과 옥황상제를 합친 말로, 박병호가 소형 구장인 목동구장을 홈으로 쓴 탓에 홈런 개수에 덕을 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날까지 박병호가 기록한 46개의 홈런 가운데 목동구장에서 나온 홈런은 24개로 원정 경기와 별 차이가 없다. 평균 비거리 역시 123.8m로 목동구장이 아니어도 넘어갈 만한 타구가 많았다.

때문에 박병호에겐 새로운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박병호 악플러'로 유명한 누리꾼의 닉네임에 빗댄 '국민 거포 박병호'다.

한편 박병호는 올 시즌 담장이 아닌 전광판도 수없이 넘겼다. 특히 26일 조명탑을 맞힌 초대형 홈런은 넥센 구단에서 트랙맨 시스템으로 측정한 비거리가 159m로 나왔다. 이날 목동구장을 찾았던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도 입을 벌린 채 타구를 바라봤을 정도였다.

다만 KBO의 공식 기록은 135m였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