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최근 인권·이념 탄압 사례 소개

러시아가 소련 붕괴 이후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정치적으로는 후퇴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꼬집었다.

이 신문은 '철권(Iron Fist) 아래 춤추는 모스크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러시아에서 가해지는 각종 정치·이념적 억압을 소개했다.

러시아는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소련 붕괴 직후 거센 자본주의 바람 속에 빈부 격차가 확대되는 등 경제적인 어려움이 따랐지만, 최근에는 자전거 공유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지하철에서 와이파이가 개통됐으며, 공원에서는 무료 탱고 강습도 열린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집권한 2000년 이후 근로자 평균 임금이 3배 올랐고 가난에 시달리는 국민도 많이 감소했다.

러시아 국민은 과거에는 저녁 먹을거리를 걱정했지만, 지금은 여름휴가를 어디로 갈지를 고민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모습은 모스크바를 유럽의 우아한 수도로 보이게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점차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몇 가지 사례를 나열했다.

지난달 러시아의 영향력 있는 조사위원회는 헌법에서 국제 인권 원칙을 삭제하자고 제안했다.

스베르들롭스크 지방정부는 러시아 군인을 부적절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이유를 영국 역사학자가 쓴 책을 없애도록 각 학교에 명령했다.

미국의 자선단체 두 곳은 비우호적인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모스크바의 사무실을 폐쇄하기로 했다.

또 최근 러시아 언론은 자유주의 사상을 가르치는 세인트 페테르부르크 대학을 공격하는 기사를 실었으며, 이후 몇몇 교수들이 해고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일로 말미암아 지식인 사이에서는 어두운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올해 5개월 동안 러시아를 떠나 이스라엘에 이민한 사람이 작년보다 70%가량 늘어나는 등 러시아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