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숙청 이후 급랭한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최근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27일 정전협정 62주년을 기념해 평안남도 회창군 중국인민지원군 전사자 묘지에 화환을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김정은은 201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에는 직접 묘지를 참배하고 헌화했지만 북·중관계가 소원해진 작년에는 화환도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26일 평양에서 열린 제4차 전국노병대회 축하연설에서는 6·25전쟁에 참전한 중국 인민지원군에 두 차례나 경의를 표했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고위급 접촉 없이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지 약 1년6개월이 지났는데 이제 정상적인 관계로 돌아가길 기대하는 것 같다”며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는 게 유리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양국 관계를 변화시키거나 개선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변화도 감지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들어 북·중 접경지역을 잇달아 방문했다. 이달 16~18일 취임 후 처음으로 지린(吉林)성 일대를 둘러본 데 이어 27일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을 방문했다. 시 주석이 동북 지역을 집중적으로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북한 주재 중국 대사가 북한 고위층을 만나고 농촌봉사를 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며 “북·중 관계 회복을 위한 중국의 신호로 해석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