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의 노동·복지·공공 개혁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강력한 리더십 덕분에 추진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많다. 2010년 역대 최연소(44세) 총리로 취임한 캐머런 총리의 ‘뚝심’과 야당을 상대로 한 소통 능력이 ‘30년 만에 가장 강력한 법안’으로 평가받는 개혁안을 영국 보수당 정부가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영국 현지 언론은 캐머런 총리의 리더십을 ‘발로 뛰는 소통의 리더십’으로 표현한다. 보수당 평의원들을 대상으로 공공개혁 법안을 설명하고 통과를 호소한 일이나 노동개혁 법안을 공개한 지난 15일 야당인 노동당 의원 모임에 들러 정책 연설을 하는 등의 행동을 두고서다.

캐머런 총리의 ‘야당 끌어안기’ 전략 덕분에 복지 지출을 삭감하는 영국 보수당 정부의 개혁안은 20일 야당의 묵인 아래 의회를 통과했다. 노동당은 전체 232명의 의원 중 반대 48명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기권했다. 해리엇 하먼 노동당 임시 대표는 “지나치게 관대한 복지에 반대하는 영국 국민의 바람을 노동당이 듣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사실상 개혁안 통과를 지지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분명하고 명료한 메시지도 캐머런 총리의 리더십을 돋보이게 한다”고 평가했다. 복지 축소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정부가 저소득층에서 세금을 걷은 다음 이 돈을 복지 혜택이라며 돌려주는 ‘터무니없는 회전목마’를 끝내겠다”는 말로 쉽고 간단하게 개혁 방향을 설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캐머런 총리가 공무원 평가 항목에 ‘명확한 소통’ 항목을 신설하겠다고 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정치 분석가들은 “정계에 입문하기 전 7년간 홍보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소통과 설득으로 ‘영국 개조’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