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영권 갈등으로 내홍을 겪는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이 보직해임된 구지은 부사장의 야심작 '푸드 엠파이어'를 지난 15일 인천공항에 출범했다.

아워홈은 푸드 엠파이어를 통해 급식 중심의 사업 구조를 탈피하고 외식업으로 본격적인 확대를 꾀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막상 이 사업을 기획하고 다듬어 온 총괄사령탑이 자리에서 물러난 터라 '상처투성이'로 출발하게 된 모양새다.

20일 아워홈에 따르면 푸드 엠파이어는 인천공항 탑승동과 여객동 내 총 4개 매장에 18개 외식 상표를 가지고 입점했다.

여객동에는 화덕과 치즈를 활용한 서양음식점 '모짜루나'와 한식점 '반주'가 문을 열었으며 탑승동에는 이슬람교 신자들을 위한 할랄푸드점 '니매트'(Nimat)가 들어섰다.

이 밖에 '인천별미'와 '손수김밥' 등 간편한 식사를 위한 식당들도 입점했다.

업계에 따르면 푸드 엠파이어는 구 부사장이 아워홈 구매식자재사업본부장에서 해임되기 전 추진했던 핵심 프로젝트로, 구 부사장은 업계의 '스타상표 제조기'로 소문난 노희영 전 CJ고문을 직접 영입해 인테리어, 메뉴 개발 등 실무를 일임했다.

구 부사장은 그간 CJ푸드빌과 SPC가 라이벌 구도로 경쟁하던 인천공항 식음료 사업에 푸드 엠파이어를 통해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고 승부수를 걸어보겠다는 뜻에서 이번 사업에 각별히 공을 쏟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는 지난 2월 부사장으로 승진한 후 원로 임원들과 갈등설이 나돌며 지난 2일 아버지 구자학 회장으로부터 본부장 해임 통보를 받고 자리에서 물러난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재는 푸드 엠파이어 사업에서도 완전히 손을 뗀 것으로 전해졌다.

노희영 전 고문 역시 푸드 엠파이어 완공으로 더 이상 이 사업에 관여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야심차게 출발한 아워홈의 종합 외식 사업이 출발부터 삐걱거리게 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외식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브랜드 광고 효과가 큰 부문이라 경영진의 의지가 큰 비중으로 작용했다"면서 "상황에 불안정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oh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