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해킹 프로그램 구입 관련 내용을 유서에 남기고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국정원 직원을 부검키로 했다.

19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 원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전날 숨진 채 발견된 국정원 직원 임모(45)씨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나 별다른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임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국정원의 해킹 프로그램 구입과 관련된 민간인 사찰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정확한 사망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검찰 지휘에 따라 부검한다.\

경찰은 또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 구입 경로와 발견된 임씨의 사망 직전 동선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부검에서 타살 정황이 나오지 않고 경찰 조사에서 임씨가 번개탄을 구입한 뒤 사망 장소로 이동한 점이 확인되면 임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사건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경찰은 유서 내용을 이날 오전 11시 30분 공개키로 했다. 임씨의 조수석에서 발견된 A4용지 유서 3장에는 "열심히 일해왔는데 결과적으로 이렇게 된 것이 안타깝다. 내국인에 대해 하지 않았다" 등 민간인 사찰 의혹을 부인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검 등에서 의심쩍은 부분이 발견될 경우 임씨의 통화내역 등에 대한 수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씨는 전날 낮 12시께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화산리 한 야산 중턱에서 자신의 마티즈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숨진 채 발견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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