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가 그리스 협상 타결 소식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7.27포인트(1.22%) 오른 1만7977.6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98포인트(1.11%) 상승한 2099.60을, 나스닥 지수는 73.81포인트(1.48%) 오른 5071.51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지수는 상승 출발해 장중 내내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스와 유럽 채권단이 그리스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에 합의한 것이 지수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최근 몇 달 동안 시장의 발목을 잡아 왔던 그리스 우려가 해소됐다는 안도감이 반영됐다.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을 개시하기 위한 합의가 이뤄져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해소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은 이날 그리스가 추가 개혁안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와 구제 금융 협상을 개시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만장일치로 합의를 이뤘다"며 "그리스에 ESM 지원을 위한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합의 내용과 형식에 만족한다. 이제 그렉시트는 없다"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은 합의안이 각국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개혁안 수용 여부와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협상 재개를 논의하기 위해 전날 오후 4시(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 정상회의는 16시간 넘게 마라톤 회의를 지속한 끝에 타협안을 도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합의안이 요구하는 개혁 법안이 그리스 의회를 통과한 후에 유로존 각국 의회에 합의안이 상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구제금융을 위한 합의안은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핀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슬로바키아 등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또한 그리스는 부가가치세 간소화와 연금 개혁, 민영화 등 고강도 개혁법안을 15일까지 입법절차를 마쳐야만 ESM을 통해 3년 간 최대 860억 유로(약 108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을 수 있다.

유로존 정상들은 그리스에 820억~860억 유로의 자금을 지원하고 ESM 협상을 마무리할 때까지 필요한 유동성을 지원하는 '브릿지론'으로 120억 유로를 별도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인 독일이 제안한 '한시적 그렉시트'는 결국 채택되지 않았다. 독일은 그리스가 개혁안 등을 수용하지 않아 협상이 결렬되면 채무 탕감을 위해 일시적으로 유로화 사용을 중단하는 방안을 제시해 사실상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축출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다만 독일이 제시한 500억 유로 규모의 국유재산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펀드에 편입해 부채를 상환하라는 요구는 일부 수정한 내용으로 수용됐다.

지난주 사흘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던 유럽 주요 증시는 오랫동안 기다려오던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활황세를 지속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0.97% 오른 6737.95에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94% 오른 4998.10을 기록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 역시 1.49% 상승한 1만1484.38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이란 핵협상에도 주목했다.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면 원유 수출 물량이 증가해 유가와 관련 주식 하락을 이끌 수 있어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54센트(1.0%) 내린 배럴당 52.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