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퇴고와 자기 검열…서정주 시 전집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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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산문·소설 등 '미당전집' 20권 완간
탄생 100주년 맞아…독자 읽기 편하게 편집도
탄생 100주년 맞아…독자 읽기 편하게 편집도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봄부터 솥작새는/그렇게 울었나 보다’(‘국화 옆에서’ 부분).
‘국화 옆에서’ ‘자화상’ ‘귀촉도’ ‘동천’ 등 수많은 애송시를 남긴 미당 서정주(1915~2000·사진)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당전집이 발간된다. 도서출판 은행나무는 22일 “시와 산문, 시론, 소설, 자서전, 방랑기, 희곡, 번역, 전기 등 미당이 쓴 작품을 내년 상반기까지 모두 20권 분량으로 펴낼 예정”이라며 이 가운데 시 전집 5권을 이날 출간했다.
시 전집엔 미당의 첫 시집 화사집(1941년)부터 마지막 시집 80소년 떠돌이의 시(1997년)까지 15권의 시집에 담긴 작품과 1972년 서정주문학전집 출간 기념으로 발표한 시 55편 등 950편의 시가 실렸다.
전집 출간은 이남호 고려대 교육부총장, 이경철 문학평론가, 윤재웅 동국대 국어교육학과 교수, 전옥란 작가, 최현식 인하대 국어교육학과 교수로 구성된 간행위원회가 맡았다.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간행위원들은 “이번 전집을 미당 사후 최초의 전집이자 최후의 전집이란 각오로 만들고 있다”며 “지금 이 시대의 독자가 최대한 읽기 편하게 편집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미당 전집은 1972년 일지사가 펴낸 서정주문학전집, 민음사가 1983~1994년 세 차례에 걸쳐 만든 미당서정주시전집이 있었다. 새 전집은 기존 미당 시집의 오류를 바로잡고, 오·탈자를 수정했다. 연구자뿐만 아니라 현대 독자들이 미당의 시를 접하기 편하도록 한자를 한글로, 띄어쓰기와 맞춤법을 현대 규정에 맞게 바꾼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초판본만을 참조하지 않고 미당의 뜻을 가장 잘 살린 것으로 평가받는 판본을 참조했다. 이런 작업을 하면서도 미당의 표현을 살리려 노력한 것이 눈에 띈다. ‘국화 옆에서’ ‘가시내’ 등에 나오는 소재인 소쩍새는 “솥작새라는 새가 솥작다 솥작다 하고 울면 솥이 작어 걱정일 만큼 농사가 풍년이 들고”라고 쓰인 미당의 시작(詩作)노트를 참조해 ‘솥작새’라고 표기했다.
미당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쓴 시는 1000편이 넘는다. 그러나 시집에 실리지 않은 시와 미당이 발표하지 않은 시는 전집에 넣지 않았다. 이 평론가는 “미당은 자기 검열이 심해서 자신의 시가 조금이라도 다른 시의 영향을 받았다고 판단하면 시집에 넣지 않았다”며 “그런 미당의 자세를 고려해 300여편의 미수록·미발표 시는 전집에 싣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국화 옆에서’ ‘자화상’ ‘귀촉도’ ‘동천’ 등 수많은 애송시를 남긴 미당 서정주(1915~2000·사진)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당전집이 발간된다. 도서출판 은행나무는 22일 “시와 산문, 시론, 소설, 자서전, 방랑기, 희곡, 번역, 전기 등 미당이 쓴 작품을 내년 상반기까지 모두 20권 분량으로 펴낼 예정”이라며 이 가운데 시 전집 5권을 이날 출간했다.
시 전집엔 미당의 첫 시집 화사집(1941년)부터 마지막 시집 80소년 떠돌이의 시(1997년)까지 15권의 시집에 담긴 작품과 1972년 서정주문학전집 출간 기념으로 발표한 시 55편 등 950편의 시가 실렸다.
전집 출간은 이남호 고려대 교육부총장, 이경철 문학평론가, 윤재웅 동국대 국어교육학과 교수, 전옥란 작가, 최현식 인하대 국어교육학과 교수로 구성된 간행위원회가 맡았다.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간행위원들은 “이번 전집을 미당 사후 최초의 전집이자 최후의 전집이란 각오로 만들고 있다”며 “지금 이 시대의 독자가 최대한 읽기 편하게 편집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미당 전집은 1972년 일지사가 펴낸 서정주문학전집, 민음사가 1983~1994년 세 차례에 걸쳐 만든 미당서정주시전집이 있었다. 새 전집은 기존 미당 시집의 오류를 바로잡고, 오·탈자를 수정했다. 연구자뿐만 아니라 현대 독자들이 미당의 시를 접하기 편하도록 한자를 한글로, 띄어쓰기와 맞춤법을 현대 규정에 맞게 바꾼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초판본만을 참조하지 않고 미당의 뜻을 가장 잘 살린 것으로 평가받는 판본을 참조했다. 이런 작업을 하면서도 미당의 표현을 살리려 노력한 것이 눈에 띈다. ‘국화 옆에서’ ‘가시내’ 등에 나오는 소재인 소쩍새는 “솥작새라는 새가 솥작다 솥작다 하고 울면 솥이 작어 걱정일 만큼 농사가 풍년이 들고”라고 쓰인 미당의 시작(詩作)노트를 참조해 ‘솥작새’라고 표기했다.
미당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쓴 시는 1000편이 넘는다. 그러나 시집에 실리지 않은 시와 미당이 발표하지 않은 시는 전집에 넣지 않았다. 이 평론가는 “미당은 자기 검열이 심해서 자신의 시가 조금이라도 다른 시의 영향을 받았다고 판단하면 시집에 넣지 않았다”며 “그런 미당의 자세를 고려해 300여편의 미수록·미발표 시는 전집에 싣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