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트렌드] 유튜브 게 섰거라
다음카카오가 지난 16일 모바일 소셜 영상 서비스인 ‘카카오TV’를 발표했다. 동영상 광고시장이 급성장하자 모바일 영상 서비스에서 새 수익원을 찾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인터넷 동영상 광고시장 규모는 2014년 63억2000만달러에서 매년 19.5% 성장해 2019년에는 153억9000만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유튜브와 이동통신사들이 주도권을 쥔 모바일 동영상시장에 다음카카오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모바일 동영상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뜨거워졌다.

영상서비스 강화하는 카카오톡

카카오TV는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등 다음카카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부가 기능으로 친구와 함께 영상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의 취향에 따라 맞춤 영상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영상 콘텐츠마다 공유할 만한 친구를 자동으로 추천해 콘텐츠 확산에 용이하다. 강력한 콘텐츠 확산력은 앞으로 연계할 동영상 광고의 영향력과 비례한다.

카카오TV의 콘텐츠는 주요 지상파와 종합편성 채널에서 제공하는 영상 클립(3분 내외의 짧은 동영상)뿐 아니라 영화 다시보기(VOD), 웹드라마, 라이브 방송 등이다. 특히 친구와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영상을 보면서 대화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국가대표 축구경기를 생방송으로 시청하며 응원할 수 있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TV 외에 기존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제공하던 ‘다음 TV팟’ 서비스도 그대로 운영한다. 카카오TV를 별도로 마련한 이유는 자사 모바일 플랫폼에 동영상 시청자를 붙잡아두기 위한 조치다.
[모바일 트렌드] 유튜브 게 섰거라
유튜브가 장악한 시장 뒤집히나

네이버는 모바일에서 ‘킬러 콘텐츠’로 꼽히는 웹드라마(10분 내외 드라마)를 통해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2013년부터 최근까지 38편의 작품을 선보이며 업계 최다 웹드라마를 확보했다. 지난달에는 모바일 페이지에 ‘동영상판’을 신설해 이용자가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양대 포털이 동영상 사업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PC 기반 인터넷시장에서 유튜브에 내준 국내 동영상 시장을 모바일에선 뺏기지 않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 유튜브는 지상파 온라인광고 판매를 대행하는 스마트미디어렙(SMR)과 계약이 불발되면서 방송 동영상 클립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당시 다음TV팟과 네이버TV캐스트는 SMR과 광고 수수료를 1 대 9로 분배하는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이며 계약을 했다. 카카오TV 역시 다음TV팟과 별개로 SMR과 추가로 계약을 체결했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유튜브 견제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전략은 효과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유튜브의 월간 모바일웹 이용자 수는 630만명으로, 네이버(244만명)와 다음카카오(280만명)보다 세 배가량 컸다.

1년 뒤인 지난 5월에는 유튜브의 월간 모바일 이용자 수가 487만명으로 150만명가량 줄었다. 반면 네이버(390만명)와 다음카카오(302만명)는 이용자 수가 늘어 유튜브를 바짝 쫓고 있다.

모바일 IPTV도 타격 예상

카카오톡과 결합한 카카오TV의 등장으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모바일 인터넷TV(IPTV)는 타격이 예상된다. 이동통신사들은 지상파 방송사들과 콘텐츠 대가를 둘러싼 갈등으로 신규 가입자에게 지상파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카카오TV는 지상파 3사가 방송 중인 인기 드라마와 오락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제공하는 데다 실시간 방송채널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통사들이 지상파와 갈등하는 사이 카카오TV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