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10년 역주행'] 소극적 기업 IR도 주가 발목 잡아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시의적절하게 정보를 제공했다면 이렇게 큰 타격을 받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위기에 빠진 내츄럴엔도텍을 보며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가 나타낸 안타까움이다. 국내 상장사들의 소극적인 IR 활동이 정보 불균형을 심화시켜 투자자의 불안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상장사 IR은 경영 내용, 미래 전망 등을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IR 활동을 벌이지 않으면 투자자는 소문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투자하기 어렵다. 미국 증시의 마이크로소프트는 IR 전용 홈페이지를 따로 운영하고 있고, 독일 BMW는 일반 투자자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IR 담당자와 실시간 소통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상장사는 일부 대형사만 IR과 콘퍼런스 콜(전화 회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료를 공개할 뿐이고, 상당수 중소형사는 전담 인력조차 없다.

배당수익률도 미흡하다.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에 힘입어 최근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글로벌 선진시장과 비교하면 투자 매력도가 확연히 떨어진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의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평균 1.21%로, 10년 전인 2005년(1.7%)보다 오히려 0.49%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영국의 배당수익률은 최근 10년간 3.05%에서 4.76%로 올랐고, 홍콩도 3.5%에서 3.74%로 증가했다. 배당수익률이 0.9%에 불과했던 일본도 10년 새 2배로 늘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저금리에 한국 기업의 성장세 둔화까지 겹쳐 투자자의 배당 요구가 갈수록 거세질 것”이라며 “적절한 배당 정책으로 장기투자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