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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클린턴 vs 부시, 민주주의도 가족사업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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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41대 조지 H 부시 대통령의 차남이자 43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동생이다. 치열한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 하겠지만 벌써 내년 대선은 공화당 젭 부시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의 대결구도일 것으로 점치는 사람이 많다. 힐러리는 42대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이다. 이렇게 되면 1992년 대선에 이어 부시 가문과 클린턴 가문의 리턴매치가 되는 셈이다. 누가 되든지 최초의 부부 대통령 또는 3부자 대통령이란 진풍경이 연출된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 애덤스, 해리슨, 루스벨트 등 한 가문에서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선례가 없지 않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거의 한 세대 동안 부시 가문과 클린턴 가문은 대선 때마다 단골손님이었다. 이번에는 ‘현대판 왕비와 왕자’의 대결이 될 판이다. 이를 두고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을 신귀족주의 사회라고 지칭했고, 가디언은 3선 대통령을 금하면서 ‘정치 왕조(political dynasty)’의 바통터치에는 둔감하다고 비판했다. 틀린 말도 아니다.

    선거로 지도자를 뽑는 민주주의 아래서도 정치명문가가 생겨난다. 미국 케네디가(家), 인도 네루·간디 가문, 필리핀 아키노 가문 등이 그런 사례다. 세습정치의 천국이라는 일본에선 고이즈미, 하토야마 전 총리가 4대째, 아베 총리는 3대째 세습 정치인이다. 세습 정치인은 후광효과에다 지명도에서도 절대 유리하다. 결국 정치신인보다 당선확률이 높아진다. 세계 최초의 민주국가인 미국에서조차 정치가 ‘패밀리 비즈니스’로 변질해 간다는 사실은 썩 유쾌한 일이 아니다.

    정치의 가업화(家業化)는 어쩌면 민주주의의 퇴행일 수도 있다. 유권자들이 정치에 무관심할수록 친숙한 이름을 가진 후보자가 인지도 확보에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숙한 ‘보통시민’들의 정치라는 점에서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정치가 가업이라는 것은 민주주의와는 걸맞지 않다. 개인 능력의 고하를 막론하고 대중민주주의가 쇼비즈니스가 돼 간다는 점에서 쓴맛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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