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사주 매각을 강하게 부정했던 삼성이 전격적으로 KCC에 삼성물산 지분을 팔기로 결정한 건 그만큼 합병 우호지분 확보가 절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지난 2011년 에버랜드 지분 매각 이후 KCC가 다시 한 번 구원투수로 등장하면서 삼성은 엘리엇보다 합병에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평가입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삼성과 KCC의 인연은 지난 2011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삼성은 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즉 금산법에 따라 삼성카드가 갖고 있던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을 5% 아래로 낮춰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 때 소위 `백기사`로 등장한 곳이 바로 KCC입니다.



KCC는 매각단가가 너무 낮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당시 삼성카드로부터 7천7백여억 원에 에버랜드 지분 17%를 사들였습니다.



덕분에 삼성은 에버랜드에서 시작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삼성카드에서 다시 에버랜드로 이어졌던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 수 있게 됐습니다.



현물 배당 요구와 가처분 소송 등 엘리엇의 공세 속에서 삼성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위해 다시 한 번 구원투수의 존재가 절실했던 상황.



다음달 17일 임시 주총에서 합병안이 통과되려면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전체 발행 주식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4년 전에 그랬듯 KCC가 재등장하면서 삼성은 엘리엇보다 합병 추진에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습니다.



이건희 회장과 삼성SDI, 삼성화재 등 계열사들이 갖고 있는 기존 삼성물산 지분 13.99%에, KCC에 매각하면서 의결권을 갖게 된 지분 5.76%를 더하면 삼성은 우호 지분을 20% 가까이 확보하게 됩니다.



남은 과제는 국민연금과 국내 기관 그리고 엘리엇을 제외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지분에서 삼성이 얼마나 우호 세력을 끌어올 수 있느냐는 것.



삼성은 이번 자사주 매각이 "원활한 합병을 위한 우호 지분 확보인 동시에 당초 합병 취지인 사업 다각화와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의지"라며 합병을 차질없이 마무리 짓겠다는 각오입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


임원식기자 ry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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