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무장관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아시아 인프라 투자와 관련해 서로 협조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선 이견을 나타냈다. 인프라 투자를 둘러싼 중·일 양국 간 주도권 다툼이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보도했다.

중·일 재무장관은 지난 6일 중국 베이징에서 3년2개월 만에 회담을 한 뒤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두 장관은 “중·일이 공동 이익에 따라 개발금융기관과 협조해 아시아 인프라 건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프라 금융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놓고 의견 차를 보였다.

양국은 공동성명에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아시아 인프라 투자에 나설 구체적 기관을 명기하지 못한 채 ‘개발금융기관’이라고만 적었다. 일본의 AIIB 참여에 대해서도 중국 측은 “여전히 문이 열려 있다”며 일본의 참여를 촉구했지만, 아소 재무상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AIIB에 대한 일본 입장은 변함이 없으며 중국도 이를 안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년간의 경제협력 논의의 공백을 메우는 첫걸음을 내디뎠지만 중·일 간 구체적인 경제협력은 올여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가 나온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이 담길 담화 내용을 주시하고 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