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에 애꿎은 낙타들이 갖은 고초를 겪고 있다. 전국 동물원 내실에 격리돼 고통스러운 감염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낙타가 메르스 감염의 매개원으로 알려진 탓에 관람객들의 불안을 잠재우려면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동물원측 설명이다.

7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서울대공원과 에버랜드, 전주동물원 등 동물원에만 20마리의 낙타가 있다. 제주 P업체의 24마리를 합치면 전국에서 사육되는 낙타는 총 44마리다.

이 낙타들은 모두 호주 등에서 들여왔거나 국내에서 출생한 것으로 중동산은 한 마리도 없다. 따라서 메르스 감염을 전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하지만 모든 낙타들은 골방 신세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가 '낙타와의 밀접한 접촉을 피하고, 멸균되지 않은 낙타유 또는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 섭취를 피하라'는 지침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내에서 태어난 낙타들도 격리를 당했다가 간신히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