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자신이 대표로 있는 프랑스 제1야당인 '대중운동연합'(UMP) 당명을 '공화당'(Les Republicains)으로 바꿨다.

31일 현지 일간지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사르코지가 내놓은 당명 변경안은 당원 83%의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

사르코지는 전날 당 대회에서 "프랑스가 매일 쇠락하는 것을 지켜보며 괴로워하고 이를 막고자 하는 시민을 결집하고자 당명을 바꾸었다"고 강조했다.

사르코지는 2012년 대선에서 사회당 소속의 프랑수아 올랑드 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그는 이후 정계에서 은퇴했으나 경기 침체 등으로 올랑드의 인기가 떨어지자 작년 정계에 다시 복귀했다.

작년 11월 대중운동연합 대표에 당선된 사르코지는 먼저 당명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2017년 차기 대선 출마를 노리는 사르코지는 대선 자금 부패 추문에 휩싸인 당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에 대항하고자 공화당이라는 당명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당명 변경에 대해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국민이 자신을 프랑스 공화국 시민으로 여기는 데 특정 정당이 공화 명칭을 독점하는 데 대한 불만이 컸다.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70%, 대중운동연합 지지자의 40%는 '어떤 정당도 공화라는 단어를 쓸 권리가 없다'며 당명 변경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프랑스 좌파 정치인 등은 최근 당명을 공화당으로 바꾸는 것을 막아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 역시 "사르코지가 공화국 이념을 사유화하고자 한다"면서 "프랑스의 누구도 이 단어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