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부터 나흘간 광주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5 광주골프쇼’(왼쪽)와 지난 4월2일부터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15 부산 골프대전’
지난달 14일부터 나흘간 광주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5 광주골프쇼’(왼쪽)와 지난 4월2일부터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15 부산 골프대전’
용품업체들의 ‘집 짓기 경쟁’ 일색이던 골프 관련 전시·박람회의 풍속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최근 두드러진 현상은 실용주의 골프 애호가의 입맛에 맞는 지역행사가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보여주기’ 일변도에서 벗어나 ‘손맛’으로 승부하는 시타 행사를 늘리거나 중고 채와 리피니시 볼(재생) 같은 값싼 상품을 현장에서 판매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골프 대중화와 젊은 골프인구의 확대도 변화를 낳고 있다. 서울·수도권 골프 애호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져온 산업전시회 성격의 골프전시·박람회가 지역 골프인구 급증과 젊은 층의 참여 확대로 인해 소비자 위주 행사로 실용성을 우선하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유정우의 현장분석] 젊어진 골퍼·낮아진 가격…지역에 부는 '골프 전시회' 바람
한국전시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골프 관련 전시회는 모두 20여개. 그중 코엑스와 세택, aT센터 등 서울에 있는 전시장에서 열린 행사가 6회로 가장 많았고 인천, 부산, 대구, 울산, 광주 등이 각 1~2회씩 연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골프 관련 전시회가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단 두 건 열린 데 비하면 4년 만에 지방 행사가 70% 이상 늘어났다.

이처럼 지방 행사가 늘어난 것은 산업전시회 형식의 기존 행사를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게 현장 판매를 병행하는 이벤트형 체험행사로 바꾸면서 지역 골프 마니아의 참여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골프전시회 전문 기획사인 이엑스스포테인먼트의 류주한 대표는 “최근 지방 골프인구의 구매력은 서울·수도권 못지 않은 수준”이라며 “지역 전시회가 개막하는 날이면 질 좋고 값싼 이월제품을 사려고 아침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된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에 부는 여풍(女風)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대구골프엑스포 사무국에 따르면 지난해 4일간의 행사 기간에 1만9219명이 관람했고 그중 절반 수준인 9137명이 여성이었다. 행사가 처음 열린 2013년 여성 관람객(3018명)에 비해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인근 대구골프엑스포사무국 과장은 “주로 낮 시간대를 이용하는 여성 고객들은 현장 구매력이 높기 때문에 참가 업체 매출 증대에 크게 기여한다”며 “지난해 여성 전용 골프백을 출품한 한 업체는 하루 50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렸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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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골프박람회에 대한 출품업체들의 반응도 달라지고 있다. 1개 부스당 150만~200만원의 비용이 드는데도 참가 업체가 늘고 있는 것. 2013년 83개 업체가 출품했던 대구골프엑스포에는 지난해 102개 업체가 출품해 참가 업체 모집이 조기 마감됐을 정도다. 지난달 열린 부산골프대전에도 지난해(80개)보다 20% 늘어난 95개 업체가 출품해 성황을 이뤘다.

박준영 광주김대중컨벤션센터 팀장은 “지역 내 골프인구가 늘어나고 대중화가 더욱 가속화하면서 인근 유통시장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제품을 직접 시험해보고 현장에서 사려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며 “전시회 기간 중 숙박과 식당 등 행사장 인근 상권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정우 문화스포츠부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