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이용한 북한의 미국 본토 공격에 대비해 알래스카에 신형 장거리 식별레이더(LRDR)를 배치한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북한과 이란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신형 레이더를 알래스카주 내륙 중앙의 클리어 공군기지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레이더는 북한이 미국을 향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를 비행 중간단계에서 식별·추적하는 장비로, 미국 서해안에 배치되는 지상발사 요격미사일(GBI)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국방부는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미국 본토방어의 핵심인 중간단계 미사일 방어(GMD) 능력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현재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기지에 GBI 30기를 배치하고 있으며 2017년까지 10억 달러를 들여 14기를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다.

미사일 방어청은 신형 레이더의 설계와 개발작업을 진행 중이며 기술적 요구조건을 평가하고 있다.

제임스 시링 미사일 방어청장은 지난 3월 알래스카 현지 언론인 '퍼블릭 미디어'에 "이 레이더는 가까운 시일 내에 가시화할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는데 결정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임스 윈펠드 미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지난 19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세미나에서 "미국 본토에 재앙적 공격을 가하려는 나라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 가운데 기술적 능력 면에서 북한이 가장 임박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알래스타 네이티브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신형 LRDR은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반드시 구비해야할 장비"라고 말했다.

미국 국방 전문지들에 따르면 레이시언과 노드롭 그럼맨, 록히드 마틴 등 대형 방산업체들이 이 레이더의 생산을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은 지난주 발의한 내년도 국방수권법안에서 "현재 중간단계 미사일 방어체계가 북한과 이란의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미국 본토를 방어하고 있음을 확인한다"며 "추가로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 가능성에 대비한 감시·식별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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