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히타치 등 일본 대표기업들이 최근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강점은 무엇일까. 고이케 가즈오 호세이대 교수는 그의 저서 ‘왜 일본 기업들은 강점을 버리는가’(사진)라는 책에서 장기 경쟁력을 중시하는 일본 기업의 전통을 꼽고 있다. 고이케 교수는 도쿄대 박사로 일본 노동경제학계의 대가 중 한 사람이다. 저자는 주주 중시, 단기 성과주의에 이끌려 일본 기업들의 강점이 점점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이 책은 장기 경쟁력의 원천은 인재이며 인재 육성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우수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기업이 장기적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여러 기업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세븐일레븐을 선두로 독자적인 진화에 성공한 일본 편의점 업계 △작은 혁신조차 없는 일본 소프트웨어산업 △효율적인 생산라인을 구축한 도요타 △단기성과에 집착하는 헤지펀드와 투자은행 등의 사례를 들고 있다.

이 책은 고임금의 선진 기업은 인재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우수한 인재는 직장 내에서 단순히 일만 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연구하고 회사의 경영방침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인재를 보유한 기업이야말로 장기적인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일하는 사람들이 기업 경영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발언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경영 혁신이라고 하면 일단 미국식 경영 스타일을 신봉하기 쉽지만 기업 경영의 오랜 역사를 지닌 유럽 기업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때론 중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