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총리공관에서 열기로 예정됐던 공무원연금 대책 당·정·청 회의가 청와대의 요청으로 연기됐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청와대와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 사이에서 17일 오후 3시에 하자고 오래전부터 (약속)했는데 어제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보류하자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현재 여야 간 이견으로 협상에 진전이 없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당·정·청 회의를 계획했다. 당에서는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을 주도한 주호영 국회 공무원연금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조원진 간사, 정부에서는 이근면 인사혁신처장, 청와대에선 조윤선 정무수석비서관과 안종범 경제수석비서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는 “당·정·청이 이 문제를 같이 논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해 청와대와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당·정·청 회의가 연기된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당과 청와대 간 갈등설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연금 개혁을 당에서 주도하는 모습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12일 통일경제교실 세미나 직후 “협상가에게 재량을 주지 않는 협상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회적으로 청와대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그러나 청와대는 갈등설을 일축했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분리 대응한다는 기본 원칙에 대해서는 당·정·청의 생각이 일치하는 만큼 갈등이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게 청와대의 기류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의가 ‘보류’됐다기보다 김 대표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까지 참석하는 고위 당·정·청 회의로 단계를 격상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회의 일정이 다시 잡힐 것”이라고 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