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低)유가와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덕분에 국내 항공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대한항공은 14일 지난 1분기(1~3월) 18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7.4% 늘었다고 발표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1분기에 7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 적자(21억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유가 하락에 따른 유류비 절감액이 2443억원에 달한다”며 “유류 할증료 감소로 매출(2조8712억원)은 전년보다 0.9% 줄었지만 늘어난 항공 수요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항공사의 영업비용 가운데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30%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급유 단가는 배럴당 81.6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4% 줄었다.

저비용 항공사(LCC)의 실적 호조세는 더욱 뚜렷하다. 제주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31% 늘어난 211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스타항공 역시 1분기 7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한국을 방문하는 요우커가 늘면서 중국 노선의 탑승률이 높아진 것이 실적 개선의 주요 원인”이라며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 노선도 살아나고 있어 2분기(4~6월) 실적은 더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분기 항공여객은 2169만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6.6% 증가했다. 국제선 이용객은 전년보다 17.3% 늘어난 1555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 노선 이용객은 402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8% 늘어났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수준의 유가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항공업계는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