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왼쪽)와 강기정 정책위원회 의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왼쪽)와 강기정 정책위원회 의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안을 연계해 처리하려 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번엔 ‘기초연금’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공무원연금 개혁 연계안에 기초연금을 추가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논란에 대한 협상 돌파구를 찾겠다는 복안이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14일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고령인구의 사회 안전망 마련을 위해선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공적 연금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연금개혁 무산은 사실상 기초연금이 무너진 데서 기인한다”며 기초연금 연계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이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내놓았던 기초노령연금 공약을 파기했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2007년 국민연금 개혁 당시 여야는 소득대체율을 60%에서 40%로 단계적으로 낮추는 대신 기초노령연금을 10% 올리기로 합의했지만 이명박 정부가 약속을 어겼고 박 대통령도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으로 전환해 소득대체율 10%에 해당하는 20만원을 만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일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대통령 당선 이후엔 국가 재정문제를 감안해 기초연금 지급액 산정 기준을 물가상승률 및 연금 가입기간과 연동해 차등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 원내대표의 주장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정식 제안이라고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도 야당의 입장이 구체화되면 이에 대한 협상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유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에서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및 기초연금을 연계해 논의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아직은 야당의 정식 제안이 뭔지 모르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3년 당시 기초연금이 국민연금과 연계돼버려 국민연금 논의를 하면 자연스럽게 기초연금 논의로 이어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새정치연합이 당 차원에서 새로운 입장을 정리한다면 언제든지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가 제안하거나 원내수석 간 제안과 같은 공식 채널을 통해 (협상일정에 대한) 제안이 들어오면 진지하게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여야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놓고 별다른 협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임시국회 만료일이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간 견해차가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협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유 원내대표는 “당분간 야당과 물밑대화를 이어가면서 향후 협상일정이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