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베트남, 군사력 확충 박차…미국에 '구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정세가 심상치않다.

중국과 주변국의 대립 구조가 미국과 일본의 직·간접적인 개입으로 확대 양상을 띠고 있다.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정면으로 맞선 필리핀과 베트남은 미국, 일본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으로서는 군사·경제 패권을 다투는 중국을 견제하는 효과를 노리는 셈이다.

일본 해상보안청과 베트남 해안경비대는 14일 오후 베트남 중부 다낭지역 인근 해상에서 합동 훈련을 했다.

훈련 내용은 주로 해상 수색·구조 활동이지만 베트남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는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황사, 중국명 시사<西沙>군도)를 멀리 마주한 곳에서 실시하며 공조 체제를 다졌다.

이와 별도로 소말리아 아덴만에 해적 대응을 위해 파견됐던 일본 해상자위대 P3C 초계기 2대가 일본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13∼14일 베트남 다낭에 기착했다.

탑승자 휴식과 보급, 베트남군 당국과의 교류가 목적이지만 일본 언론들은 중국 견제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일본 해상보안청은 지난 6일 필리핀 해안경비대와 함께 필리핀 해안에서 해적 퇴치 훈련을 했다.

이어 12일 일본 해상자위대와 필리핀 해군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도서인 스카보러 섬(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에서 270㎞가량 떨어진 필리핀 해역에서 연합 훈련을 했다.

4월 말에는 미국과 필리핀의 연례 합동 군사훈련이 필리핀 육해공 군사기지를 중심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만2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실시됐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군비 증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트남은 미국이 작년 10월 자국에 40년간 적용한 살상무기 수출금지 조치를 일부 해제하자 미국산 무기 도입에 적극적이다.

지난달 22일 보잉, BAE시스템스, 록히드 마틴, 하니웰인터내셔널 등 10여 개 미국 대형 군수업체가 베트남 정부를 상대로 헬리콥터, 선박, 통신장비 등을 판촉하는 행사가 열렸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지난 2월 미국의 소리방송(VOA)은 미국과 일본이 베트남의 해양전력 증강을 도우려고 고속 초계함 5척과 중고 초계함 1척을 각각 지원했다고 전했다.

필리핀 또한 미국에 최신 군사장비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미국이 이번 주말 존 케리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앞둔 가운데 중국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에서 건설 중인 인공섬의 12해리 이내에 군함과 군용기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중국이 발끈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우리는 관련국에 위험하고 도발적인 행위 중단을 요구한다"며 반발했다.

게다가 일본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등 다른 국가와 벌이는 군사 훈련에 대해 중국이 "지역 안보와 평화에 악영향을 끼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남중국해를 둘러싼 대립 전선이 넓어지며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도쿄·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이세원 특파원 kms1234@yna.co.kr,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