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르비스에 탑재되는 미국 CNN 방송의 뉴스 앱.
삼성 오르비스에 탑재되는 미국 CNN 방송의 뉴스 앱.
[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의 첫 원형 스마트워치 일명 '기어 A(프로젝트 오르비스)'가 스마트워치 최초로 회전 베젤을 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날로그 잠수용 시계에 보편화된 단방향 회전 베젤을 양 방향으로 돌려 마치 마우스 휠처럼 쓴다.

최대 경쟁작 애플워치는 측면에 달린 회전 식 홈버튼 용두를 같은 쓰임새로 내세운 상황. 아날로그 시계의 대표적 기능인 원형 베젤과 용두를 스마트워치 제어라는 디지털 방식으로 각각 재해석한 삼성전자와 애플의 수싸움이 흥미진진하다.
삼성 오르비스에 적용된 회전식 베젤의 사용 모습.
삼성 오르비스에 적용된 회전식 베젤의 사용 모습.
삼성전자 제품 전문 리뷰 매체인 삼모바일은 14일 삼성전자가 최근 배포한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분석, 기어A의 사용자 환경(UI)과 사양 등을 자세히 공개했다.

기어A로 명명된 '오르비스'는 우선 타이젠 운영체제 기반이다. 삼성전자가 배포한 SDK 버전은 타이젠 SDK 2.3.1. RC7. SDK는 외부 개발자들이 해당 제품 운영체제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디바이스 제조사가 제공하는 개발 툴이다.

신제품 디스플레이 해상도와 타이젠 사용자 환경(UX), 통신 규격, UI 동작 방식 등이 담겨있다. 이를 기반으로 맥(64비트), 우분투(32·64비트), 윈도(32·64비트) 다양한 작업 환경에서 기어A 용 모바일웹·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스마트워치용 SDK'라고 표현한 이 문서를 보면 기어A는 1.65인치의 원형 디스플레이를 쓴다. 해상도는 360×360, 인치당픽셀수(PPI)는 305. 네모 2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던 기어S의 300ppi, 1.64인치였던 기어·기어2의 278ppi보다 높다. 선명도와 해상도를 개선한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쓰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 오르비스에 적용된 회전식 베젤의 다양한 사용 예시.
삼성 오르비스에 적용된 회전식 베젤의 다양한 사용 예시.
다른 큰 특징은 회전 베젤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원형 디스플레이 주변에 회전식 베젤이 링 형태로 붙어있다. 아날로그 잠수용 시계에 보편화된 단방향 회전 베젤 기능을 새롭게 해석한 것이다. 통상 잠수 시간을 측정하거나, 시간 변경선을 표시하기 위해 회전 베젤을 쓰지만 메탈 시계의 디자인적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이 회전 베젤을 돌려 애플리케이션을 찾거나 리스트 아래 위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전화번호부에서 사용자를 탐색하는데도 쓴다. 이미지를 확대 혹은 축소하거나 음성 볼륨을 키우거나 줄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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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버튼 기능을 할 용두는 단순 버튼 형식으로 보인다. 애플 워치가 버튼 및 회전 방식을 모두 채용한 아날로그 형태의 용두를 채택한 것과는 다르다. 용두는 짧기 때문에 버튼식으로 누르는데는 편하지만 손 끝으로 잡고 돌리기에 불편하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어A는 스마트폰 블루투스 연동 기반 모델 및 자체 2G 통신 기반 모델, 2종류로 출시된다. 당초 3G 기반으로 알려졌지만 삼모바일의 스펙표에는 3G 통신 여부는 X로 표시됐다.

내부에 GPS, 가속 센서, 자이로센서, 심박센서, 압력센서, 자력센서 등이 내장된다. GPS, 가속 센서, 자이로센서, 심박센서 등은 달리기나 걷기, 등반 같은 피트니스 기능용으로 주로 쓰인다. 전작인 기어S에도 마찬가지로 실린 기능들이다.

다만 카메라와 LED, 자외선(UV) 센서, 조도(ambient light) 센서는 쓰이지 않는다. 특히 외부 활동 때 자외선 지수를 감지해 알려주는 UV 센서와 주변 빛의 밝기를 감지하는 조도 센서는 기어S에는 탑재됐지만 기어A에는 쓰이지 않는다.
삼성 기어A에 탑재된 회전 베젤로 다양한 시계용 애플리케이션 및 화면 옵션을 변경하는 모습. 출처=삼모바일
삼성 기어A에 탑재된 회전 베젤로 다양한 시계용 애플리케이션 및 화면 옵션을 변경하는 모습. 출처=삼모바일
대표적인 기어A 전용 앱도 공개됐다. 미국 방송 CNN이 만든 타이젠 기반 스마트워치용 뉴스 앱, 글로벌 음식점 추천 서비스인 옐프(yelp), 중국 최대 포털서비스 바이두(baidu), 멤버십카드 통합 앱 피드미(fidme), 메모장 에디터인 앱포스터(apposter) 등이다.

지난달 애플워치가 판매 시작과 동시에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는 상황이라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기어A 디자인 및 기능성 강화에 더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어A는 이르면 2분기 내 공개된 뒤 하반기부터 본격 판매에 돌입한다. 일각에서는 오는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인 IFA 2015 기간에 갤럭시노트5와 함께 공개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