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부도심, 예술을 입다] "대학로 소극장 집단이주 추진 중"
“뉴욕 소호, 서울 홍대를 보세요. 예술인이 모이는 동네가 발전하는 건 당연합니다.”

정대경 한국소극장협회 이사장(사진)은 지난달 29일 기자와 만나 “지금 소극장 130여개가 운영 중인 대학로도 연극 문화가 자리 잡기 전인 1980년대 이전에는 낙후한 지역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지역에 예술인과 젊은이들이 유입되면서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고 임대료도 따라 오른다는 설명이다. 대학로에는 2004년 월 150만원이던 연습장 임대료가 10년 만에 340만원으로 오른 곳도 있다.

이 때문에 정 이사장은 소극장 집단 이주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대학로는 순수예술이 아닌 상업예술 공간이 됐다”며 “뜻을 같이하는 소극장을 모아 집단 이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 시내 여러 지역을 중심으로 이주 대상지를 물색하고 있다”며 “연극인과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을 활성화시킨 예술인들이 임대료 상승에 밀려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야 하는 문제가 재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이사장은 “연극인들이 지속적으로 창작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공간(극장)을 제공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은 지역사회 기여도, 흥행도, 신작 출품 여부 등 엄격한 기준을 두고 예술인에게 극장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