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의 대주주 지분 매각 제한(보호예수) 해제를 1주일 앞두고 전동수 삼성SDS 사장이 회사 주식 1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동안 증시 일각에서 제기됐던 ‘보호예수 해제 후 대주주 지분 매각설’이 수그러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4일 대주주 지분 매각제한 해제 앞두고…전동수 삼성SDS 사장, 자사주 10억 매수
전 사장은 지난 7일 삼성SDS 주식 4000주(지분율 0.01%)를 장내매수했다고 8일 공시했다. 매입 가격은 주당 25만1000원이며 매입 금액은 총 10억원가량이다. 삼성SDS는 “지난달 15일 삼성SDS 창립 30주년을 맞아 2020년까지 매출을 두 배 이상 키우겠다는 비전을 발표한 데 따른 책임경영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대주주 지분 매각설’을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SDS는 지난해 11월14일 상장됐다. 상장 후 6개월간은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대주주가 지분을 팔 수 없다. 이 지분 매각 제한이 오는 14일부터 해제돼 대주주가 자유롭게 주식을 매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보유 지분을 물려받는 데 필요한 상속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SDS 지분을 팔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삼성SDS 주가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요인이다.

현재 이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 11.25%를 들고 있다. 이 부회장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은 각각 3.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 사장의 회사 주식 매입은 ‘당분간 오너가 주식을 팔 계획은 없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이 상당 기간 삼성SDS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란 의미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와 삼성SDS 합병설’도 거론된다. 삼성이 삼성SDS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적당한 시기에 삼성전자에 흡수합병시킬 것이란 관측이다. 이렇게 되면 오너 일가는 주식 맞교환을 통해 삼성SDS 주식을 삼성전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전 사장의 자사주 매입으로 이날 삼성SDS 주가는 전날보다 3.06% 올랐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