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호비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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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인생에 정점은 없어요. 끝이 없고 답이 없으니 계속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닐까요. 길을 찾는 마음으로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배우 손현주는 8일 서울 종로 소격동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연기의 신'이라는 자신의 타이틀에 대해 부담스러운 듯 손사레를 치며 이같이 말했다.

손현주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흡입력 있는 연기를 통해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잡은 것만은 사실이다. 이처럼 매 작품마다 신뢰도를 더해온 그가 영화 '악의 연대기'를 통해 2년 만에 스크린으로 귀환한다.

"영화를 선택할 때 장르는 중요하지 않아요. '악의 연대기'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단 한 순간도 재미없다고 느낀 적이 없었어요. 이 정도로 재미있는 시나리오라면 스크린에서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했습니다. 작품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가 첫 번째도 시나리오고, 두 번째도 시나리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특급 진급을 앞둔 최고의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형사 최창식의 심리적 갈등을 폭발적인 연기 내공으로 표현해냈다.

"최창식 반장은 과거 순수했던 모습도 있었는데 세월의 때가 묻어 타락한 인물이죠. 최창식의 모습을 통해 저나 현대인의 문제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때가 묻지만 때라고 인식 못하는 것이 나만의 문제는 아니죠. '악의 연대기' 최창식 반장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둡고 완벽주의 일 줄 알았던 손현주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소탈한 웃음을 지닌 꾸밈없는 배우였다.

"갑상선암 수술을 하고 왔더니 사람들이 중증환자 취급을 하더라고요. 아무도 날 찾지 않으니 그것보다 힘든 건 없었어요. 나를 드러내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처럼 좋은 연기 공부는 없어요.(웃음)"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