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서대문 등 '도심 재개발' 인기 계속될 것…분양가, 주변 시세·미래가치까지 꼭 따져봐야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지역별 편차는 있지만 전용면적 60㎡의 경우 평균 경쟁률이 20 대 1을 넘고 있다. 전체 평형을 봐도 10 대 1 정도에 이른다.

전세난, 저금리에 청약시장 활황

마포·서대문 등 '도심 재개발' 인기 계속될 것…분양가, 주변 시세·미래가치까지 꼭 따져봐야
이렇게 경쟁률이 치솟는 가장 큰 이유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매매시장의 거래량이 증가하며 자연스럽게 분양시장으로 수요가 옮겨가고 있다. 이런 추이는 경매시장의 아파트 매각가율을 90% 수준까지 높이기도 했다. 침체를 거듭하던 수도권 매매시장이 활성화되며 분양시장으로 확대된 모습이다.

주택시장에 나타난 트렌드 변화도 한몫하고 있다.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다. 주택가격이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상승에 대한 기대가 예전처럼 크지 않아 당장의 주거 만족도와 이용가치가 중요해졌다. 요즘 짓는 새 아파트는 확장된 평면을 적용해 품질 만족도가 높다. 오래된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보다 거주 만족도가 높은 분양시장에 집중력이 생긴 것이다.

분양시장이 살아난 요인 중 가장 먼저 꼽아야 할 것은 전세난에 따른 매수 전환수요다. 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71%를 넘었다. 2009년부터 이어지는 전세난이 올 들어 절정을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전세시장에는 순수 전세물량이 없고 대부분 반전세 형태의 보증부 월세 물건으로 바뀌면서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선 것이다.

수급불균형 한동안 지속

분양시장이 반전한 배경에는 수급불균형도 있다. 서울시의 아파트 입주량은 작년 3만5000가구 수준에서 올해 2만가구 정도로 줄었다. 내년에는 1만6000가구로 감소할 예정이다. 주택 공급부족은 전세가격 상승을 불렀고, 주택가격을 밀어 올려 분양시장 경쟁률을 높게 만들었다.

저금리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유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대출금리가 크게 낮아졌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 안팎에 불과하다. 내 집 마련 때 상환이자 부담이 크게 낮아지면서 청약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정부의 정책 영향도 있다. 정부는 2014년 9월 대규모 신도시에 대한 공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주택공급량을 조절한다는 의미로 기존 분양시장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또 분양권 전매제한기간을 완화해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 수요도 유입됐다.

전국의 공공택지는 분양권 전매제한이 모두 1년이지만 민간택지의 경우 수도권은 6개월, 지방은 아예 없어 분양계약 즉시 되팔 수 있다. 주변시세보다 분양가가 싼 지역은 투자수요까지 가세했다. 지난 2월 말 시행된 청약제도 개편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도권에서도 통장 가입 후 1년이면 1순위가 되면서 전국 청약 1순위자 1000만명 시대가 열렸다.

분양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올해 40만가구 정도가 분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행사 입장에서 보기 드문 호기를 맞아 대거 분양에 나선 결과다.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면서 분양가 산정에 여유가 생긴 것도 이유다.

물량이 많아지자 일각에서는 공급과잉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년 후 입주시점에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지나친 걱정이다. 주택공급량이 늘면서 전세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40만가구는 전국 기준이다. 지역별로 나누면 공급초과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 일부 신도시 위주의 물량이어서 서울 등 꼭 필요한 지역의 물량은 많지 않다.

서울 반포 등 대도시 재개발 지역 주목

분양시장 패턴을 보면 지방에서는 혁신도시와 산업단지 지역 물량의 인기가 높다. 특히 공공기관을 유치한 혁신도시는 향후 더 주목된다. 대구 주택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 이유다.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에서는 재개발 지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곽으로의 확장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옛 시가지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종전 뉴타운 등 도심 재개발 가치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용산, 마포, 종로, 중구, 서대문 등 교통이 발달한 지역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이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심의 가치는 은퇴 세대가 늘어나도 지속된다. 교통과 편의시설 등에 대한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에 머무르려는 수요는 젊은 층뿐 아니라 고령층도 마찬가지다.

청약시장에서 강남 재건축을 빼놓을 수 없다. 재건축 사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전국에서 아파트 단위당 가격이 가장 높은 곳이 서울 서초구 반포 일대다. 반포는 한강변 재건축 시대를 맞아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아크로리버파크 분양에 이어 반포주공1단지, 신반포3차와 2차, 경남아파트 등이 관심 단지다. 한강변 재건축이 완성되면 향후 10년은 반포시대의 연장선이다.

개포지구 재건축도 지켜봐야 한다. 개포시영과 개포주공 1~4단지가 완성되면 1만6000가구가량이 입주한다. 주변 지역의 수요를 흡수해 새로운 주거단지로서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송파에서 올여름 분양시장에 나올 가락시영은 9510가구의 대단지로 기대치가 높다. 이 지역에서 2~3년 내 분양이 예상되는 잠실5단지와 둔촌주공도 관심이다.

신도시 분양 물량은 체계적인 도시계획에 따라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인기가 높다. 가장 물량이 많은 동탄2신도시의 경우 해당 지역 중심으로 실수요자 위주의 접근은 무리가 없다. 다만 물량이 너무 많아 전체적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미사강변신도시는 서울의 동쪽 청정구역으로 지하철이 이어지고 유니온스퀘어 등 복합쇼핑몰이 완성될 경우 미래가치가 충분하다. 김포한강신도시도 도시철도만 완공되면 서울 서부권 배후도시로서 역량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접 지역인 검단신도시가 분양을 앞두고 있어 물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마포·서대문 등 '도심 재개발' 인기 계속될 것…분양가, 주변 시세·미래가치까지 꼭 따져봐야
분양가 꼼꼼히 따져야

청약시장이 호기를 맞았지만 점점 높아지는 분양가는 우려되는 부분이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로 분양가 상승이 예견됐지만 지나칠 경우 회복세를 보이던 시장이 다시 냉각될 수 있다. 청약 땐 반드시 분양가격을 주변 시세와 비교하고 전망까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청약 시 유의해야 할 사항을 알아보자. 첫째, 실수요자가 무턱대고 청약하는 것은 금물이다. 교육, 교통, 주거환경, 편의시설 등 주거선택의 기준을 세워 청약해야 한다. 둘째, 인기지역 위주의 청약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청약은 확률게임이다. 경쟁률이 높으면 당첨 확률이 낮다. 당첨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상황에 맞는 차순위 지역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셋째, 청약에 당첨됐지만 저층이나 북·서향일 때는 가격 경쟁력이 제한적이다. 반드시 해당 단지에 거주하고 싶다면 층과 향을 고를 수 있는 분양권 전매를 통해 매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넷째, 내 집 마련을 위한 실수요자는 우선 본인이 일반청약에 앞서 시행하는 특별공급 대상에 해당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기관추천, 신혼부부, 다자녀가구, 노부모봉양, 생애최초 주택구입, 이전기관 종사자, 외국인 등이 특별공급 대상자다.

끝으로 통상 분양광고는 과대선전이 많다. 도로, 철도 등 기반시설 건설이 지연되거나 초기에는 상권 형성이 미흡한 경우가 많다. 학교 등 교육시설이 미비한 경우도 다반사다. 모델하우스뿐 아니라 현장답사를 통해 최대한 확인해야 한다.

박합수 < 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부센터장 habsoo@kbf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