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연구가 이양지 마크로비오틱협회장(앞줄 오른쪽)이 지난 1일 서울둘레길 고덕·일자산 코스를 시민들과 함께 걷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요리 연구가 이양지 마크로비오틱협회장(앞줄 오른쪽)이 지난 1일 서울둘레길 고덕·일자산 코스를 시민들과 함께 걷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대개 당근 줄기와 잎은 잘 안 드시죠. 하지만 당근 등 자연에서 난 재료는 뭐든지 뿌리부터 껍질까지 통째로 먹는 것이 몸에 좋아요.” (요리 연구가 이양지 마크로비오틱협회장)

지난 1일 오후 서울 둔촌동 일자산자연공원에서 열린 특별 요리 강의. 잔디밭에 모여 앉은 30여명의 시민은 수첩에 메모하며 강의에 귀를 기울였다. 이들은 ‘서울둘레길, 오감으로 느끼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157㎞ 순환형 코스인 서울둘레길의 매력을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달 24일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린 행사 주제는 ‘미각으로 만나는 건강의 길’. 서울시는 시민들에게 둘레길을 걸으며 건강도 챙기고 자연 재료로 만든 밥상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이같이 이름을 붙였다. 이양지 마크로비오틱협회장과 함께 30여명의 시민은 서울둘레길 고덕·일자산 코스를 걸었다.

고덕·일자산 코스는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에서 출발, 고덕산 일자산 탄천을 경유해 3호선 수서역에 도착하는 코스다. 강길 숲길 하천길이 모두 포함돼 서울의 다양한 경관을 즐길 수 있다. 5호선 고덕역에서 출발해 2~3분가량 걷다보니 명일근린공원으로 들어섰다. 잘 가꿔진 숲길 바로 옆으로 곳곳에 아파트가 눈에 들어왔다.

이날은 대부분의 민간기업이 휴무인 근로자의 날이어서 가족 단위 참가자가 많았다. 부모님과 함께 참가한 김혜린 씨(23)는 “평소엔 가족이 함께 나들이할 기회가 많이 없었다”며 “이렇게 자연 속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출발한 지 30여분 지나 서울 강동구와 경기 하남시의 경계에 있는 일자산에 도착했다. 남북으로 뻗은 산줄기가 일자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처럼 비교적 평탄한 지형이었다. 다만 이날 낮 기온이 27.2도까지 치솟은 데다 등산로에 햇빛을 가려주는 나무가 없어 참가자들은 땀을 뻘뻘 흘려야 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일자산 밑에 있는 일자산자연공원에서 열린 이 회장의 요리 강의. 그는 제철음식을 뿌리부터 껍질까지 통째로 먹는 식습관을 뜻하는 마크로비오틱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요리 연구가다. 마크로비오틱은 ‘macro(큰)’ ‘bio(생명)’ ‘tic(방법)’을 합친 용어다. 이 회장은 요리 강의를 하며 채소 샐러드와 당근 코울슬로를 직접 만들었다. 그는 “평소 외식한 뒤 물을 많이 마시게 되거나 텁텁한 느낌이 들 때는 몸 안에 안 좋은 게 들어와 체내에서 정화작용을 하는 것”이라며 “자연에서 난 재료는 뭐든지 통째로 먹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오는 8일 네 번째로 북한산에서 ‘후각으로 만나는 자연의 길’ 행사를 연다.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오감으로 만나는 서울둘레길’ 행사 홈페이지(event.hankyung.com)에서 신청하면 무료로 참석할 수 있다. 070-4423-7144, (02)360-4517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