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SNS 업계, 공격적 전략 펼쳐

포털 검색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동영상으로 이어지는 모바일 이용자의 콘텐츠 흐름에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모바일 기기 사용자 수가 PC 사용자 수를 추월하고 초고속·대용량 네트워크 환경이 안정적으로 구축되면서 모바일에서의 동영상 소비는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가장 먼저 모바일 동영상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업계를 선도해온 페이스북에 이어 트위터와 같은 외국계 IT업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 국내 포털업계도 시장 공략을 위한 저마다 전략을 들고 나오면서 유튜브의 아성을 넘기 위한 뜨거운 경쟁을 예고했다.

◇ 모바일 동영상 시청 꾸준히 늘어…광고 효과도 입증
어도비가 지난 1월 발표한 '디지털 비디오 벤치마크'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동영상 소비의 3분의 1(29%)은 모바일 기기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3분기까지 재생된 온라인 동영상 1천770억건을 분석한 결과다.

스마트폰에서의 동영상 감상은 전년도 대비 56% 증가했고, 태블릿PC 역시 같은 기간 27% 늘어 성장세를 나타냈다.

국내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해 발표한 '동영상 콘텐츠 소비와 디바이스' 보고서를 보면 동영상 감상을 위해 이용되는 기기로는 TV가 여전히 가장 높은 비율(85%)을 차지했지만 모바일 기기 단독으로 또는 TV, PC 등과의 조합이 이용되는 비율과 이용시간은 매년 증가했다.

모바일만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이용하는 이들은 2011년 0.26%에서 2012년 0.37%, 2013년 0.47%로 늘었고 TV와 모바일 조합은 각각 0.78%, 2.34%, 2.87%로 증가했다.

하루평균동영상이용시간은전체적으로약간감소하는경향을 보였으나 모바일 동영상 이용시간은 2011년 하루 평균 약 5분에서 2013년 19분으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인 동영상 공유 서비스인 유튜브의 전 세계 동영상 시청시간 중 40% 이상은 모바일 기기에서 발생했다.

페이스북 역시 동영상 재생횟수의 절반 이상이 모바일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에서의 동영상 소비는 광고 시장으로서도 그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미국 인터넷광고협회(IAB)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모바일광고 매출은 전년보다 76% 성장한 125억달러(약 13조원)로 집계됐다.

인터넷광고 전체 매출(약 53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전년 대비 8%p 늘어난 25%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동영상광고는 매출이 33억달러(약 3조5천억원)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에 불과했지만 17%라는 두자릿수의 성장을 기록하며 약진했다.

업계에서 모바일 동영상 사업 강화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본 경우가 바로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이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총 광고수익은 약 33억달러였으며 이 중 모바일에서 얻은 수익은 73%에 달했다.

이처럼 모바일 동영상의 중요성과 영향력은 높아지지만 사실상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동영상 콘텐츠는 한정된 상황. 각 업체가 어떤 전략을 펼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선구자' 페이스북 투자 확대…트위터도 사활 걸어
페이스북은 일찌감치 동영상 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자동재생 기능을 도입하는 등 업계를 선도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말 뉴스피드에 게시된 동영상 수가 유튜브를 처음으로 넘어서는 등 가장 먼저 효과를 봤다.

페이스북코리아에 따르면 뉴스피드에 올라오는 동영상 수는 월평균 1억개를 넘어섰고 국내에서는 월간 1천만명 이상이 모바일 페이스북에서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흐름에 맞춰 페이스북은 최근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환경 등을 중심으로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이스북은 이미 지난해 6월 시청률을 늘리기 위해 동영상 게시물이 더 높은 우선순위를 갖도록 뉴스피드 알고리즘을 수정한 바 있다.

트위터는 최근 광고주와 파트너를 대상으로 연 세미나에서 국내 트위터 이용자들의 동영상 소비 실태를 공개하며 모바일 동영상 시장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트위터가 공개한 국내 사용자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소비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74%의 사용자가 트위터로 동영상을 시청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영상 시청의 90%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콘텐츠별로는 영화, 음악, TV, 스포츠 등 엔터테인먼트 트윗에 대한 동영상 경험도가 높았다.

해당 조사는 여론조사 기관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달 10∼16일 트위터 사용자 1천3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진행한 것이다.

트위터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자사 서비스가 동영상 SNS 플랫폼으로서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자평했다.

트위터는 지난 3월 동영상 업로드 업체 미어캣과 손잡고 6초 길이의 동영상 공유 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어 최근에는 동영상 스트리밍 스타트업인 페리스코프를 1억달러(약 1천억원)에 인수하며 모바일 동영상 시장을 겨냥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 네이버 '플레이리그' vs 다음카카오 '카카오TV'
국내 포털업계도 신규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를 준비하거나 기존 서비스의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는 일에 분주하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검색에서 동영상으로 이어지는 모바일 콘텐츠 흐름에 맞춰 온라인 동영상 채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네이버 TV캐스트의 서비스 질을 높이는 동시에 누구나 자유롭게 대중과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인 '플레이리그'를 예정대로 연내 오픈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계속해서 이용자가 느는 TV캐스트의 스포츠 생중계 등 라인업을 확대하고 웹드라마, 웹애니메이션 등 특화된 서비스를 강화해 이용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TV캐스트의 이용자는 전년도 대비 52% 이상 증가했으며 2004년부터 시작한 스포츠 생중계는 지난해 총 4천여건의 생중계를 진행해 누적 이용자 수가 약 4억명을 돌파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의 플랫폼을 통해 동영상을 먼저 공개하면 포털 메인에서 조금 더 노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가장 먼저, 또는 유일하게 특정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네이버는 플레이리그에 대해서는 서비스의 개방 정도와 콘텐츠 수준 등을 놓고 고심하는 모양새다.

한 관계자는 "해외 동영상 플랫폼과 달리 국내 사업자라서 심의 기준이 세고 사회적 시선 자체도 엄격하기 때문에 이른바 B급 이하의 콘텐츠를 넣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런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과감하게 사업을 펴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다음카카오 역시 PC에서 시작했지만 모바일 이용자 수가 PC 이용자 수를 추월한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인 다음TV팟의 콘텐츠 다양화와 더불어 새로운 동영상 사업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단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직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밝힌 대로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동영상 서비스를 목표로 '카카오TV' 서비스 구축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최세훈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동영상은 모바일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어떻게 풀어낼까 고민하고 있다"면서 "2015년 중에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미 경쟁이 시작된 업계 상황을 고려할 때 카카오TV가 이달 중 정식 서비스를 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게를 얻고 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여러 변수가 있어서 아직 서비스 개시 시기를 확언할 수는 없지만 (예상 시기와) 차이가 크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br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