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주택 사들이는 억만장자
전 세계 억만장자들이 초호화 주택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뉴욕증시와 글로벌 채권시장에 거품이 끼었다는 경고가 나오는 상황이라 발 빠르게 대체 투자처 중 하나인 초호화 주택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크리스티국제부동산회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거래가 진행 중인 매매가 1억달러(약 1000억원) 이상의 초호화 주택은 최소 20채인 것으로 조사됐다.

댄 콘 크리스티국제부동산회사 최고경영자(CEO)는 “1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가진 1800여명의 억만장자들이 초호화 주택 투자에 나서면서 시장이 유례없이 달아오르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파블로 피카소와 앤디 워홀의 작품 등 예술품시장에 거액을 투자했던 억만장자들이 초호화 주택시장으로 발길을 옮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거래 규모 1억달러 이상 초호화 주택은 투자 수요가 적어 거래 건수가 거의 없었다. 지난해엔 5건, 그 전년도엔 1건에 그쳤다. 콘 CEO는 “올해의 경우 거래협상 건수 자체가 많기 때문에 최소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채권 등 금융자산의 가치 폭락을 경험한 억만장자들이 다양한 투자처에 자산을 분산하고 싶어한다”며 “초호화 주택이 대체 투자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크리스티국제부동산 회사는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동 등 지정학적 위험이 큰 지역에 살고 있는 자산가들도 초호화 주택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깐깐했던 해외 부동산 투자 규제가 완화되면서 중국의 거액 자산가들이 홍콩과 뉴욕, 런던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있는 초호화 주택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