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텅 빈 광주지하철…재정 적자 '눈덩이'
지난 28일로 개통 11주년을 맞은 광주 지하철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4만9000명이다. 2008년 2구간이 개통한 이후 7년간 6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용 인구가 적은 옛 도심권을 중심으로 운행해 이용률이 서울 부산 등 지하철을 운행하는 도시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624억원 등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시는 지하철 적자를 메우는 데 매년 수백억원을 쏟아붓는 등 재정 부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용률·수송분담률 전국 최저

광주지하철은 2004년 4월28일 1호선 1구간에 이어 2008년 4월11일 2구간을 개통했다. 총연장 20.45㎞에 20개 역이 설치돼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지하철이 들어섰다. 하지만 단일노선인 데다 인구가 줄고 있는 옛 도심권 위주로 노선이 결정돼 이용객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광주지하철은 수송분담률 2.7%, 이용률이 13%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이용객 3명 중 1명은 ‘공짜 승객’이다. 지난해 하루 평균 이용객의 32.6%인 1만6146명이 공짜 승객이었다. 도시철도공사는 지난해 운영예산으로 735억원을 썼다. 수입은 운임 105억원과 광고유치 6억원 등 111억원이 전부였다. 624억원의 적자를 낸 것이다.

◆2호선 운영시 연 1500억원 적자

광주지하철 운영 적자는 광주시의 재정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광주시의 지하철 운영비 지원액은 2005년 235억원, 2013년 390억원, 지난해 398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3507억원을 지원했다.

올해도 400억원의 지원 비용이 예상된다는 게 시의 분석이다. 게다가 2호선이 건설되면 지원해야 할 운영비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2024년까지 건설될 2호선에 1조9000억원가량을 투입한다. 광주시는 2호선 건설 및 운영으로 연간 약 1500억원의 재정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지난해 말 “시 재정이 걱정된다”며 2호선 건설 전면 재검토에 나섰다가 집값 상승과 지역개발 등을 앞세운 민원에 밀려 재추진을 결정했다.

◆KTX 개통, 이용객 증가 효과

도시철도공사는 해마다 증가하는 적자를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경영합리화에 나섰다. 부서별로 원가절감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하고 시내버스·택시 승강장과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를 통해 지난해 26억6000여만원의 경비를 절감했다. KTX 개통과 오는 10월 아시아문화전당 개관 등의 호재로 이용객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KTX 개통으로 송정역 지하철 승객이 1200여명 늘어나 하루 평균 4500명에 이른다.

김준수 광주 도시철도공사 홍보팀장은 “광주지하철은 공공재적 성격이 강해 수익보다는 시민 편익과 교통 복지에 운영 초점이 맞춰져 적자 탈피가 쉽지 않다”며 “대규모 택지지구를 연결하는 순환선인 2호선이 개통하면 이용률이 늘고 역세권 개발 등으로 적자는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