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국 디지털콘텐츠 콘퍼런스] "영화관 200개 짓는 중…한국 콘텐츠·기술 찾아요"
“문화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태국 소도시에 ‘칸타나 영화 몰(Kantana Movie Mall)’ 200여개를 짓고 있습니다. 영화관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술 및 콘텐츠를 제공할 한국 업체를 찾고 있어요.”

태국 1위 콘텐츠 제작사 칸타나그룹의 낫타펀 깐짜륵 부사장은 29일 “앞으로 아시아 전역에 1000여개의 영화 몰을 지을 계획”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칸타나그룹은 1951년 설립된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제작사다. 태국 최대 실내외 제작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각 지상파, 케이블 방송에 콘텐츠를 제공한다. 도시에 집중된 문화시설을 지방 소도시까지 확대하기 위해 칸타나 영화 몰을 짓게 됐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이번 사업은 지역 주민들이 싸게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칸타나그룹의 문화적 영향력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낫타펀 부사장은 영화 몰에 필요한 기술 및 콘텐츠 업체를 찾기 위해 방한했다.

낫타펀 부사장은 “한국의 3차원(3D) 홀로그램, 포디엑스(4DX) 기술은 독보적”이라며 “칸타나 영화 몰을 만들면서 한국의 홀로그램 제작 업체 홀로티브(Holotive)와도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라이브 콘서트, 만화·축제·코믹콘 등 이벤트 사업을 함께 하고 있는 칸타나는 홀로그램과 같은 한국의 기술을 적극 받아들일 계획이다.

영상 제작과 관련해선 컴퓨터그래픽(CG) 등 후반작업에도 관심이 많다. 낫타펀 부사장은 “베트남 영화의 거의 대부분이 칸타나그룹의 후반작업을 거쳐야 완성될 정도로 아세안 국가들의 칸타나그룹 의존도가 높다”며 “이 기술을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해 한국의 숙련된 기술자들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다”고 희망했다.

영화를 보다 싸게 볼 수 있도록 칸타나그룹은 한국에서 이미 상영한 영화의 판권도 사들일 계획이다. CJ, 쇼박스, 롯데 등 한국 영화 배급사들과 접촉 중이다. 낫타펀 부사장은 “현재 상영 중인 영화뿐 아니라 기존 영화의 판권을 싸게 구입해 많은 사람이 양질의 문화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