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실리콘밸리의 '큰손' 벤 호로위츠 "스타트업 등 벤처기업 투자, 거품 아니다"
‘실리콘밸리의 큰손’으로 불리는 벤 호로위츠(사진)가 최근 제기되고 있는 스타트업 등 벤처기업의 투자 과열 논란에 대해 “거품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 투자 기회가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호로위츠는 그가 투자한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슬랙(slack)’이 이메일을 사라지게 할 것이라며 “예전에는 소프트웨어나 컴퓨터 프로그램이 개별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줬지만 지금은 산업 전체를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 앱을 활용한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우버가 전에는 한 택시회사의 차량배차 시스템을 개선하는 정도에 그쳤겠지만 지금은 택시업계를 대체하고 있고,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가 호텔 비즈니스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로위츠는 지금을 2000년대 초 ‘닷컴 거품’ 때와 비교하며 “당시엔 세계 인터넷 사용인구가 5500만명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30억명으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며 “사업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에 기술 기업의 성장 가능성은 아직 높다”고 강조했다.

호로위츠는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등 150개 이상의 벤처기업에 투자하면서 탁월한 투자기업 선정 안목을 인정받아 실리콘밸리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009년 마크 안드레센과 함께 벤처캐피털회사 안드레센 호로위츠를 설립, 4년 만에 운용자산을 3억달러에서 27억달러로 늘리기도 했다. 탄탄한 스토리가 있는 회사라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듣기도 전에 투자를 결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로스앤젤레스=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