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
전인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선수들의 체력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올 시즌 이정민(23·비씨카드)과 함께 ‘빅3’로 꼽히는 전인지(21·하이트진로), 허윤경(25·SBI저축은행)은 미국과 한국을 넘나들며 7개 대회에 연속 출전하고 있다. 같은 일정을 소화했던 김효주(20·롯데)는 체력이 고갈돼 개막전인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 기권했고, 전인지도 진통제를 먹으면서 가까스로 1승을 거뒀다.

올 시즌 KLPGA는 7월 넷째주에 열리는 제16회 하이트진로챔피언십까지 16주 연속 쉼 없이 달린다. 4개월 연속 대회가 열리는 것은 투어 사상 처음이다. 체력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상금왕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LPGA 병행에 광고 촬영까지

'체력 방전' 전인지·허윤경 "진통제 투혼으로 뛴다"
전인지는 24일부터 사흘간 경남 김해의 가야CC(파72·6649야드)에서 열리는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 2015’(총상금 5억원)에 출전해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전인지는 지난주 ‘삼천리투게더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올린 기세를 이어 2연승을 거둔다는 목표다.

전인지가 2연승 거두려면 무리한 경기 일정으로 인한 피로를 극복해야 한다. 전인지는 미국 LPGA투어 4개 대회(HSBC위민스챔피언스, JTBC파운더스컵, KIA클래식, ANA인스퍼레이션)에 참가한 데 이어 KLPGA투어 개막전인 롯데마트여자오픈과 삼천리투게더오픈까지 잇달아 출전하면서 지친 상태다. 삼천리투게더오픈에선 감기몸살에 걸린 채 진통제를 먹어가며 출전을 강행했고,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면서 가까스로 우승을 차지했다.

전인지는 “미국 대회를 마치고 귀국해 이틀 뒤 롯데마트여자오픈에 출전했다”며 “시차 적응이 안 된 상태에서 경기를 하다 보니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와 같은 일정을 소화한 허윤경도 두 경기 연속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KLPGA의 스타로 꼽히는 전인지와 허윤경은 LPGA투어 출전으로 미뤄둔 광고 촬영까지 소화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둘은 삼천리투게더오픈이 끝난 뒤 휴식을 취하며 바닥 난 체력을 보강하는 데 집중했다. 전인지 허윤경과 함께 빅3로 꼽히는 이정민 역시 시즌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고진영 “이번엔 양보 없다”

고진영(20·넵스)과 개막전 우승자 김보경(29·요진건설), 이 대회 초대 챔피언 양수진(24·파리게이츠)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특히 지난주 대회에서 전인지를 1타 차로 맹추격하다 비 때문에 우승을 넘겨준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 꼭 우승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고진영은 “동계훈련 기간 체력 훈련에 집중해 컨디션이 빨리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2013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뒤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는 양수진은 재기를 꿈꾼다.

또 이승현(24·NH투자증권) 김자영(24·LG) 김민선(20·CJ오쇼핑) 등 국내 최강자들이 모두 출전해 양보 없는 승부를 펼친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지난해 신인왕 백규정(20·CJ오쇼핑)은 LPGA에 집중하기 위해 이번 대회에 불참한다. 백규정은 LPGA에 진출한 뒤 미국에서 힘든 적응기를 보내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