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7일 귀국한 이후 사의를 수용한다는 방침에 따라 공식 기록상으로는 허정 전 총리보다 며칠 더 총리직에 머무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총리는 21일 국무회의 사회봉부터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넘기고 총리 직무에서 손을 놓았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는 역대 총리 중 가장 ‘단명(短命)’한 총리라는 짐을 지게 됐다.
이 총리는 총리 취임 이후 ‘충청권 포스트 JP(김종필 전 국무총리)’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충청권 의원들 사이에서는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 대권에 도전한다면 도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 총리의 정치역정은 극적인 장면의 연속이었다. 정치는 물론 경제, 치안, 지방행정까지 두루 섭렵한 흔치 않은 경력은 다른 정치인과 차별화되는 강점으로 꼽혔다. 2006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소속으로 충남지사에 당선됐으나 2009년 12월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해 지사직을 전격 사퇴했다. 이후 다발성골수종 투병을 거쳐 2013년 4·24 재·보궐선거 때 충남 부여·청양에서 당선되면서 정계로 돌아왔다. 지난 2월 국무총리에 취임했지만 지난달 12일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대국민담화는 그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