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5명 중 1명이 믿는 이슬람교는 종교의 '용광로'
이슬람교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영국 작가 톰 홀랜드는 《이슬람제국의 탄생》에서 이슬람교의 기원을 ‘제국의 역사’에서 찾는다. 저자는 “이슬람교는 무함마드가 610년 메카 인근에 있는 동굴에서 천사의 계시를 받아 생겨난 것이 아니라 당대 정치와 인간 정서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7~9세기 아랍제국의 역사에 주목한다. 지중해 연안 전역에 걸쳐 있던 서로마제국이 5세기에 멸망한 뒤 아라비아 일대에는 새로운 체제가 요구됐다. 이런 사회적 맥락에서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 로마제국의 기독교와 유대교 등 팔레스타인과 아라비아 일대 사람들이 기존에 믿던 종교들이 합쳐져 이슬람교가 탄생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뱀파이어부터 고대 제국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의 책을 써온 저자는 이 과정을 상상력을 더해 극적으로 서술한다.

아랍제국이 번성할 수 있었던 것도 유일신을 믿는 이슬람교 덕분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당시 지배층은 종교 교리에서 정치적 힘을 얻었다. 다양한 민족이 한 나라에서 섞일 수 있었던 것도 종교적 가치관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북부에서 시작한 이슬람제국이 초승달지대와 북아프리카까지 세력을 뻗을 수 있었다.

저자는 “이슬람교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이유는 마땅한 자료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상상력과 가정을 통해 역사를 재구성한다. 단어의 어원을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무함마드의 씨족이 속한 쿠라이시 부족의 기원을 찾는 부분이 그렇다. 저자는 “부족 이름의 어원 ‘카리샤’는 ‘함께 모인’이라는 뜻”이라며 “쿠라이시족은 로마의 동맹 부족이며 무함마드가 로마문화에서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