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주년을 하루 앞둔 15일 오후 진도 팽목항에서 위령제가 열렸다.

이날 오전 일찍부터 안산에서 팽목항을 찾은 세월호 유가족 400여명은 이날 위령제는 단순히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행사가 아니며 실종자 9명을 찾고 명확한 진상 규명을 하기 위한 '팽목항 사고해역 인양촉구 위령제'라고 밝혔다.

사회를 맡은 유경근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이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실종자를 추모하거나 위로할 자격조차 없기에 오늘은 어느 분도 소개하지 않겠다"며 "다음에 우리가 다 해냈다, 다 찾았다, 다 밝혔다는 말과 함께 그때 소개하겠다"고 유가족들의 끝나지 않은 아픔을 대변했다.

이날 위령제에서는 팽목항으로 띄우는 시민들의 영상 상영과 전명선 대책위원장의 추도사 낭독, 풍물굿패 삶터의 모형 세월호를 이용한 공연, 춤꾼 이상헌씨와 김미선씨의 살풀이 공연 등이 이어졌다.

가족대책위는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세월호 특별법 대통령령 폐기'와 남은 실종자 9명 수색과 진상 규명을 위한 조속한 선체 인양을 촉구했다.

전명선 위원장은 추도사를 통해 "아직도 세월호 안에 사람이 있고, 아직도 떠나 보낸 이가 없는데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그리워하라는 것인지 우리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이들이 주장하는 국력 소진, 국론 분열은 우리도 원치 않는다. 우리를 지켜주는 나라가 있다면 당연히 실종자 수습과 인양,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가 되리라고 믿었지만 국가와 대통령은 보이지 않았다"며 "국민을 책임지지 않는 저들이 뼈저리게 후회할 때까지 싸우고 이겨내겠다"고 강조했다.

행사는 좋은 곳으로 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모아 천을 갈라 세월호의 가는 길을 밝혀주는 '배가르기' 퍼포먼스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위령제가 열리는 내내 가족들은 소리없는 눈물을 훔쳤고 누구에 대한 소개도 누구를 위한 박수도 없었다.

위령제를 마친 가족들은 배편으로 세월호가 가라앉은 지점임을 알리는 노란 부표가 떠 있는 사고 해역으로 이동, 헌화를 하고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일부 가족들은 앞서 이날 오전 배로 사고해역을 방문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