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수소폭발·방사성 물질 유출 등의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원자로 격납용기 내부 영상이 공개됐다.

도쿄 전력은 제1원전 1호기의 원자로 격납용기 내부에 길이 60㎝, 폭 7㎝, 높이 9.5㎝ 크기의 로봇을 투입해 10일 촬영한 동영상을 13일 공개했다.

로봇이 격납용기 내 하부에 있는 그물 형태의 발판 위를 이동하며 찍은 길이 약 2분 39초 분량의 영상을 보면 곳곳에 폭발로 떨어진 파편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놓여 있다.

도쿄전력은 로봇을 이용해 측정한 내부 5군데의 방사선량이 시간당 7.0∼9.7㏜(시버트)에 달했고 내부 온도는 17.8∼20.2도였다고 밝혔다. 공개된 영상 하단에 표시되는 방사선량과 내부 온도는 대체로 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방사선량이 순간적으로 최고 24.9㏜까지 상승하는 지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와 관련해 NHK는 사람이 40분 만에 사망에 이를 정도로 방사선량이 높은 곳도 있다고 보도했다. 격납용기 내부에서는 수증기처럼 보이는 물질이 끊임없이 피어오르고 있으며 NHK는 녹아내린 핵연료의 열에 의해 안에 고인 물이 증발하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쿄전력은 로봇이 촬영한 영상으로 미뤄볼 때 배관이나 벽면 등 주요 설비에 심한 손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로봇은 10일 격납용기에 투입돼 이동하던 중 갑자기 정지했으며 도쿄전력은 내부의 이음매 부분에 로봇이 걸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