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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한화 김성근-롯데 이종운 감독 빈볼 논란 불문율, 프로페셔널리즘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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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12일 사직경기에서 황재균에 대한 빈볼로 양팀 선수들이 대치하고 있다.(사진 =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12일 사직경기에서 발생한 롯데 황재균을 상대로 한 김민우, 이동걸 등 한화 투수진의 연이은 빈볼이 벤치클리어링과 양팀 사령탑 간 갈등에 이어 속칭 ‘불문율(不文律)’ 논란으로 확산되면서 야구계와 야구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이종운 롯데 감독은 “남의 팀에 피해주면 자신의 팀에도 피해가 간다는 걸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우리는 알고 있다, 무슨 의도로 그렇게 했는지”라고 잘라 말하고, “우리는 똑같이 할 가치가 없어서 참았다”며 김성근 한화 감독을 정면으로 겨냥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이 감독은 또 “김태균을 왜 뺐느냐”며 “오늘 경기만 넘기면 된다는 생각이냐”고 묻고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있어서 우리 선수가 다친다면 두 배로 갚을 것”이라며 “야구로 승부하자”고 말했다. 이 감독의 강경발언에 김 감독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기사가 이어졌고, 일부 야구팬들은 이 감독을 보복을 다짐한 후배 감독으로 규정해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본론에 앞서 이 감독의 경고를 짚고 넘어가자면 이 발언은 ‘보복 다짐’으로 보기는 어렵다. “두 배로 갚을 것”이라는 다짐의 전제(前提)로 ‘같은 사건이 발생할 경우’가 언급됐기 때문이다. 보복은 한화가 김태균을 빼돌렸어도 당일 다른 선수를 겨냥해 이뤄질 수 있었다. 실제 이 감독은 “곧바로 (빈볼을) 지시하려고 했는데 선수들이 말려서 겨우 참았다”고 말했다.



    김성근, 과거 14대3 앞선 9회말 2아웃 투수 교체



    알려진 것처럼 철저히 성적을 중심으로 팀을 운영하는 김성근 개인에 대한 호오(好惡)는 차지하더라도 김 감독이 SK 와이번스 시절 크게 이기고 있는 경기 막판에 투수교체 등을 이유로 상대를 자극했던 과거가 있었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지적이 있다. 김 감독은 “야구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승패를 알 수 없다”며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말해왔다.



    일례로 지난 2007년 6월 현대 유니콘스와의 경기에서 14대3으로 크게 이기고 있던 SK는 9회말 2사 후에 투수를 윤길현에서 가득염으로 교체했다. 최정은 7대1로 앞선 6회초 2루를 훔치기도 했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현대 선수들은 “시체에 매질을 한다”며 격분했다. 이 경기 나흘 전 롯데도 9대3으로 앞선 8회에 투수를 바꾼 김 감독의 용병술에 짜증을 터뜨렸다.



    김성근식 경기운영에 대해 선동열 당시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SK가 부관참시(剖棺斬屍)를 하는 것이냐”고 불만을 드러냈고, 강병철 당시 롯데 감독도 “잘 나가는 SK가 굳이 상대의 감정을 자극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삼성, 현대, 롯데 뿐 아니라 한화와 두산 사령탑까지 당시 SK를 제외한 거의 전 구단이 김 감독의 스타일에 반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에 대한 비판은 “아무리 승리가 중요하다지만 예의에서 벗어난 행동”이라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또 이 시기 SK는 유독 잦은 빈볼로 시비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선 감독은 “최근 SK 경기가 거칠어졌다”며 “선수들이 오해 살만한 플레이를 많이 한다”고 말하고, “다시 만날 때 거친 플레이가 반복된다면 선수들이 가만히 있겠느냐”고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6회 6점차, 1회 7점차 도루 문제? 10점차 뒤집기도 있어



    결국 이번 사건의 본질은 한화 선수단이 주장한 불문율을 어떻게 봐야할 것인가로 요약된다. 한화 측의 주장처럼 황재균이 6점을 앞선 10일 경기 6회에 시도한 도루가 불문율을 어긴 것일까? 롯데는 바로 그 경기에서 8-9회 연속 실점으로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전에 김태균에게 홈런을 맞아 외려 역전을 당한 끝에 장성우의 끝내기 홈런으로 겨우 승리를 챙겼다.



    황재균은 12일 경기에서도 7점을 앞선 상황에서 도루를 시도했다. 한화 선수단이 흥분한 이유다. 문제는 도루가 1회에 나왔다는 점이다. 2013년 5월 SK는 두산과의 경기에서 1회초 9점을 허용하며 4회까지 11대1로 10점이나 뒤졌지만 9회말 김성현의 끝내기 안타로 13대12로 뒤집은 바 있다. 한화도 2009년 9월 히어로즈를 상대로 9점차 역전승을 거두기도 했다.



    특히 성적이 연봉으로 직결되는 프로스포츠에서 개인에게 손해를 감수하고 ‘설렁설렁’ 경기에 임해달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런 주장이야 말로 야구를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고귀한 정신이고 혼(魂)이고 인생으로 승화시킨 ‘김성근야구’가 아니다. 또 경기를 대충 마무리하는 것은 무엇보다 사실상 ‘끝난 경기’를 관람해야 하는 야구팬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물론 승부가 기울어진 경기 막판 투수를 바꿔가면서 상대를 자극하는 것은 선수 개인이 최선을 다하는 것과는 별개의 얘기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은 선수교체 등 시간 끌기는 교체선수로 나선 선수 개인에게 동기부여가 쉽지 않을뿐더러 상대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나아가 야구팬들을 자극해 불필요한 갈등관계를 만드는 등 득(得)보다 실(失)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 김성근 한화 감독이 12일 덕아웃에 앉아 벤치클리어링을 지켜보고 있다.(사진 = 방송 캡처)





    불문율 아닌 규정과 스포츠맨십, 예의, 동업자정신으로 충분



    “경기를 뒤집지 않겠다”는 식으로 상대의 승리를 확실히 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 초반 점수차가 크다는 이유로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불문율’을 강요할 수는 없다. 2013년 1회 9점차 승리를 지키지 못한 김진욱 당시 두산 감독은 팬들의 온갖 비난을 받아야 했고, 그해 정규시즌 4위에 머물렀던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진출시키며 선전했지만 끝내 경질됐다.



    불문율은 말 그대로 관습법이나 판례법 같이 ‘문서화되지 않은 법률’이다. 야구장에서 필요한 개념이 아니다. 스포츠는 경기규정과 스포츠맨십, 상대에 대한 예의, 동업자정신으로 운영된다. 승부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집단이기주의로 규정과 스포츠맨십, 예의, 동업자정신의 가치가 충돌할 때 출처불명의 불문율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등장시키면 혼란만 가중된다.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지난해 4월 6점차 이상 되면 도루를 금지하는 규정을 만들었다는 보도와 관련해 “선수들 모두 6회 6점차 이상 도루금지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내용이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강력히 반박했다. 당시 선수협이 굳이 해명한 이유도 애매모호한 불문율과 최선을 다하지 않은 플레이에 대한 야구팬들의 비판여론이 비등했기 때문이었다.



    아마추어야구에 있는 ‘콜드게임’이 프로야구에는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선수는 경기장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게 프로페셔널리즘(professionalism)이다. “야구 몰라요”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야구인들이 불문율을 이유로 상대 선수에게 위해(危害)를 가하는 것이야 말로 전형적인 자가당착(自家撞着)일 뿐이다.


    이삼일기자 jg_k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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