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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깊어지는 경제 비관론, 착시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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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올 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1%로 대폭 낮췄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해 4분기 GDP 증가율이 0.3%로 예상치(0.4%)보다 부진했고, 세수가 부족한 상황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한은만도 아니다. 신성환 신임 금융연구원장은 얼마 전 2% 후반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간연구소들은 전망치를 일제히 내릴 태세다. 노무라 UBS 등 외국계는 이미 2.5~2.9%로 떨어뜨렸다.

    비관적 경제전망은 여전히 강하다. 경기지표를 봐도 회복 기미가 없는 게 사실이다. 지난 2월 제조업생산은 다시 -4.8%로 후퇴했다. 내수 부진 속에 수출액마저 올 들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엔저 등으로 환율 역시 우호적이지 않다. 시장에선 1분기 GDP 증가율이 0.6~0.7%에 그쳐 벌써 3%대 성장이 어려울 것이란 말들이 나온다.

    그렇지만 바닥경기가 꿈틀대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 증시와 부동산시장이 그렇다. 주택매매가 활발해지면서 가구·가전·이삿짐센터 등이 바쁘게 돌아가고 일용 건설인력시장도 북적인다. 또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감소했지만, 모바일 쇼핑은 지난해 120%나 급증했고 해외 직구도 갈수록 증가세다. 주말 도로는 나들이 차량으로 붐빈다. 지표상으로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변화다.

    경기지표는 대부분 후행적이다. 과거의 데이터인 만큼 당연히 시차가 있다. 저유가에 따른 통계적 착시현상도 존재한다. 수출만 해도 금액은 감소했지만, 물량 기준으로는 조업일수가 짧았던 2월(-0.9%)을 빼면 1월과 3월 각각 5.2%와 6.4% 증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은 것도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저유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전환기엔 변화의 조짐이 있다. 그러나 초동단계일수록 그 신호는 미미하다. 얼마 전 산업통상자원부가 30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분기 경기실사지수가 1년 만의 최고치였다는 사실은 의미가 작지 않다. 비관론에 함몰된 착시가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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