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는 최근 중산층이 늘면서 구매력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은 적극적으로 현지 기업 사냥에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조제프 갤러거 크레디트스위스(CS) 아시아태평양 총괄 인수합병(M&A) 대표(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한국 기업들의 동남아 기업 인수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동남아는 인구증가율 둔화가 내수 시장 정체로 이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활로를 찾을 수 있는 최적지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갤러거 대표는 유통회사와 소비재 생산업체, 금융회사 등이 비교적 인수 시너지를 내기에 적합한 업종으로 분석했다. 그는 “세 업종 모두 인구증가율이 업황과 직결되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도 인도네시아 소형 은행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절한 인수 대상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은 동남아 M&A 시장의 진입 장벽으로 꼽힌다. 갤러거 대표는 “매물이 풍부한 금융회사는 규제 때문에 외국자본이 경영권 지분을 사들이기 까다롭고, 경영권 인수 문턱이 낮은 유통, 소비재 회사는 경쟁력 있는 매물을 고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CS는 지난달 KT렌탈 매각자문을 맡아 롯데그룹에 예상보다 높은 1조200억원을 받고 팔며 올해 한국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투자은행(IB)이 됐다. 갤러거 대표는 “한국은 중국에 비해 자금조달이 쉽고 외국인에 대한 규제가 덜해 글로벌 사모펀드(PEF)들이 주목하고 있다”며 “올해도 한국 M&A 시장은 상당한 열기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