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경기에 나선 차두리가 3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전반 43분 김창수와 교체되며 기성용, 손흥민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있다.(사진 = 대한축구협회)



3월 마지막 날 내리는 봄비가 축구장에 묘한 기운을 쏟아냈다. 베테랑 차두리를 떠나보내는 자리에 샛별 이재성이 떠오른 것이다. 치밀하게 연출할 수도 없는 어려운 드라마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두 번째 경기를 펼친 새내기 미드필더 이재성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76경기만에 붉은 유니폼을 벗는 차두리는 노란색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비며 한국 뉴질랜드 경기 초반에 결정적인 프리킥 기회를 만들어내는 등 그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했다.



그리고 43분에 많은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벤치로 물러났다. 미드필더 기성용과 손흥민을 차례로 뜨겁게 안아주고 나온 차두리는 하프타임에 간략하게 진행된 국가대표 은퇴식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차두리는 이 마지막 경기에서 43분간 4.5km를 부지런히 뛰었으며 38차례의 볼 터치를 기록으로 남겼다. 아무래도 대표팀에서 차두리의 역할은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정동호(울산 현대), 이용(상주 상무) 등이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38분에 한교원이 얻어낸 페널티킥 기회로 선취골의 기회를 잡은 한국은 손흥민이 오른발 킥으로 골을 노렸지만 마리노비치의 슈퍼세이브에 고개를 숙였다. 떠나는 맏형에게 줄 귀중한 선물을 그만 코앞에서 놓쳐버린 꼴이었다.



전반전을 득점 없이 끝낸 한국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곽태휘와 구자철을 한꺼번에 들여보내며 이른바 지동원-구자철 콤비가 함께 뛰는 `지-구 특공대`가 가동됐다. 하지만 지동원의 코너킥 헤더골이 허무하게 핸드볼 반칙으로 판명돼 김이 새고 말았다.



이대로 득점 없이 끝나는 듯 보인 경기는 거짓말처럼 86분에 짜릿한 결승골이 터졌다. 그 주역이 은퇴선수 차두리와 묘하게 대조되는 국가대표 새내기였기에 더욱 기막힌 인연이 된 셈이다.



지난 27일 저녁 대전 퍼플아레나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른 미드필더 이재성이 왼발 밀어넣기를 성공시킨 것이다. 역시 후반전 교체선수 김보경이 왼발로 찬 슛을 뉴질랜드 골키퍼 마리노비치가 쳐냈지만 이재성의 밀어넣기 골까지 막아낼 수는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슈틸리케호는 마지막에 활짝 웃을 수 있었지만 6월부터 시작되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준비하는 길목에서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 숙제를 안고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가게 됐다. 아무래도 공격수 후보자들을 더 찾아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결과(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



★ 한국 1-0 뉴질랜드 [득점 : 이재성(86분)]



◎ 한국 선수들



FW : 지동원(72분↔이정협)



AMF : 손흥민(63분↔이재성), 남태희(83분↔김보경), 한교원(46분↔구자철)



DMF : 기성용, 한국영



DF : 박주호, 김영권, 김주영(46분↔곽태휘), 차두리(43분↔김창수)



GK : 김진현
심재철기자 winsoc@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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