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까이 인도의 정통 아헹가 요가를 수련한 현천 스님이 요가 자세를 지도하고 있다.
30년 가까이 인도의 정통 아헹가 요가를 수련한 현천 스님이 요가 자세를 지도하고 있다.
“요가는 육체와 정신을 함께 수련하는 것인데 그 정점이 바로 선(禪)입니다. 요가를 단지 육체적 수련으로만 봐서는 안 되는 이유죠.”

불교계에서 보기 드물게 요가와 화두 참선을 겸하는 현천 스님(56)의 말이다. 요가 전문가인 현천 스님이 인도의 요가 경전 요가 수트라(선요가 펴냄)를 번역 출간했다. 집에서도 요가를 배울 수 있도록 동영상을 첨부한 요가 교본 현대인을 위한 요가도 내놓았다. 현천 스님은 “육체는 눈으로 봐도 즐겁지만 심혼(心魂)의 눈으로 보면 더 즐겁다”며 “올바르게 앉고 서고 눕는 것만 잘해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한다.

대학 시절 요가에 입문한 현천 스님은 ‘요가의 스승’이라 불렸던 인도의 요가 구루 BKS 아헹가의 제자로, 아헹가 요가 보급에 앞장서 왔다. 선방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앉아 수행하다 보니 자연스레 육신 수련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그 길로 인도로 가 아헹가 선생에게 요가를 배웠다고 한다. 인도 푸네의 ‘아헹가 요가연구소’에서 상급 아헹가 요가 자격증도 땄다. 현재 서울 대구 부산 등에서 4곳의 요가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선 학교를 찾아가 고등학생 등에게 요가를 가르친 지도 몇 년째다.

“아주 몸이 굳은 사람도 충분히 따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아헹가 요가의 장점입니다. 요가 자세를 취할 때 정신을 완전히 깨워서 그 자세에 몰입하는데,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깨어있는 의식’이 일상생활 속에도 자연스럽게 발현되지요.”

아헹가 요가는 뉴욕타임스가 “누구도 아헹가만큼 서양에 요가를 전파하는 데 많은 일을 하지 않았다”고 평가했을 정도로 미주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벨트와 밧줄, 그네 등 다양한 보조도구를 사용해 초보자도 쉽게 자세를 익힐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틀어진 골반 등 자세 교정만 해도 집중력이 좋아지기 때문에 중·고등학생 등 수험생에게도 꼭 필요한 운동이라는 게 현천 스님의 설명. 그는 “하지만 아헹가 요가를 기구를 사용하는 요가 정도로만 이해해서는 곤란하다”며 “지금까지 알려진 여러 형태의 요가를 모두 포괄하는 것이 아헹가 요가”라고 강조했다.

요가가 상업화되면서 유행처럼 번지는 현상을 경계하기도 했다. 현천 스님은 “국내에서 유행했거나 유행하는 요가는 대부분 아헹가 요가의 일부만 차용한 것이기에 진짜 요가라고 할 수 없다”며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핫요가’ ‘플라잉 요가’ 등은 서구인의 신체 특성에 맞춰 개발된 요가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몸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