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학생들이 주축인 한국 대표단이 2012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종합우승 후 기념촬영하는 모습. / 한경 DB
영재학교 학생들이 주축인 한국 대표단이 2012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종합우승 후 기념촬영하는 모습. / 한경 DB
[ 김봉구 기자 ] 다음 달 1일 대전·광주과학고를 시작으로 2016학년도 과학영재학교 입시의 막이 오른다. 전국 6개 영재학교 원서 접수가 4월 초·중반 일제히 시작된다.

◆ 2단계 시험날짜 몰려… '중복지원 불가'

27일 영재학교들의 입학전형 요강에 따르면 올해 입시는 2단계 전형이 같은 날(5월10일) 치러져 중복지원이 불가능한 점이 눈에 띈다. 작년엔 2단계 전형 날짜가 서로 달라 2개 학교까지 지원 가능했다.

김창식 엠베스트(메가스터디 중등부) 입시전략연구팀장은 “영재학교엔 어느 정도 검증된 학생들이 지원한다. 1단계 서류평가는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통과하고 2단계 지필고사가 중요한데, 올해는 2단계 전형일이 한 날에 몰려 중복지원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지원 횟수 제한이 없는 탓에 발생하는 ‘허수지원’과 입시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올해 과학예술영재학교의 2단계 전형은 5월24일에 진행된다. 따라서 영재학교 간 중복지원은 불가능하지만, 과학영재학교와 과학예술영재학교 한 곳씩 지원은 가능하다.

큰 틀에서 △1단계 학생기록물 평가(서류전형) △2단계 창의적 문제해결력 평가(지필고사) △3단계 영재성 다면평가(과학영재캠프) 등의 전형은 예년과 유사하다. 작년부터 실시된 중학교 내신 절대평가로 인해 자기소개서·교사추천서, 면접 등 ‘영재성 입증’ 요소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 의대 진학 유리한 점 없어… '경고 강화'

영재학교를 거쳐 의과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에 대한 ‘경고’도 강화되는 추세. 이공계 과학기술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목적에 충실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입시요강에 서울과학고는 “의·치·약학계열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본교 지원이 적합하지 않음”, 한국과학영재학교는 “의·약학계열의 진로 희망자는 본교 진학에 부적합함” 등의 문구를 삽입했다.

경기과학고의 경우 아예 “의·치·한의예 계열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은 교사추천서를 받을 수 없다”고 명시했다. “재학 중 각종 혜택에 제한을 받게 됨을 유념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의대 갈 수험생들은 영재학교에 오지 말라는 것”이라며 “면접이나 과학캠프 등에서 의대 갈 학생을 판별해내려 할 수도 있다. 영재학교 지원자는 전형 절차에서 이런 뉘앙스를 보이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재학교 교육과정이 의대 진학에 특별히 유리하지는 않다. 대부분 의대의 입학전형은 수능 비중이 절대적이다. 반면 영재성 교육에 역점을 둔 영재학교의 수업 커리큘럼은 수능 준비와는 거리가 있다. 자율형사립고 등과 비교하면 수능 맞춤형 대비가 어려운 환경이란 얘기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사실 영재학교 학생들이 의대 진학을 희망하면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의학계열 중 임상보다 연구 쪽이라면 오히려 취지에 부합하지 않느냐”면서 “다만 의대 갈 학생들은 배제하라는 게 정부 방침이므로 수험생은 자소서에 ‘의대에 진학하고 싶다’, ‘의사가 장래희망’ 등의 내용을 굳이 언급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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