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 롯데피트인 9층에 있는 4D 홀로그램 전용관 ‘K라이브’를 찾은 관객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서울 동대문 롯데피트인 9층에 있는 4D 홀로그램 전용관 ‘K라이브’를 찾은 관객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KT가 YG엔터테인먼트, 디스트릭트 등과 함께 지난해 4월 서울 동대문 롯데피트인 9층에 정식 개관한 4D(4차원) 홀로그램 전용관 ‘K라이브’가 1년 만에 시장성을 확인하고 본격 확장기에 들어섰다.

한꺼번에 300명이 관람할 수 있는 K라이브는 오후 2~8시 싸이, 빅뱅, 투애니원이 출연한 K팝 4D 홀로그램 영상 6편을 50분 동안 제공하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오후 1시30분부터 단체 관광객 수요에 따라 관람 프로그램을 탄력적으로 편성하고,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의 성장 스토리를 담은 새 홀로그램 콘텐츠를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7시, 8시에 새로 선보인다.

KT 관계자는 25일 “지난 1년 동안 약 6만명이 K라이브를 다녀가 입장료 매출 8억원, 캐릭터상품 판매 수수료 수입 4억원 등 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관람객이 갈수록 늘면서 시장성을 확인한 만큼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관람객은 외국인 60%, 내국인 40% 수준. 주 고객층인 해외 여행사의 패키지 고객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외국인 중에서는 일본인이 35~40%로 가장 많고 홍콩, 대만인이 그 다음이다. 일본인은 기념품 구입에도 가장 적극적이어서 50만원어치를 사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중국인은 비언어 퍼포먼스 ‘난타’ 공연을 관람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내국인 중에는 홀로그램 신기술을 체험하려는 중고생 단체 관객이 가장 많다.

KT 관계자는 “올해는 총 15만명의 관람객을 예상한다”며 “학생 관람객도 3만~4만명으로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한국에 온 해외 관광객 약 1420만명 중 190만명(13%)이 공연을 관람한 것으로 잠정 집계돼 잠재 시장이 크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 홀로그램 사업이 수익성을 확보해 정상 궤도에 오르려면 많은 공연장에서 동시에 콘텐츠를 선보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KT는 오는 6월 제주도에 K라이브 공연장을 추가 개관하고, 중국과 동남아 등에도 10개 정도의 공연장을 설립할 계획을 세웠다.

KT는 지난달 중국 영상문화기업인 헝뎬그룹과 중국 저장성에 있는 영상테마파크 ‘만화원’에 홀로그램 상설 공연장인 K라이브를 세우기로 협약했다. K팝과 중국 스타의 홀로그램 콘서트, 중국 역사 관련 홀로그램 콘서트 영상 등도 제작한다.

황창규 KT 회장은 “창조경제의 아이콘인 클라이브(K라이브)를 해외에 수출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도 중국시장 진출을 가속화해 차세대 융합사업의 선도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양사는 동남아 시장에도 공동 진출하기로 하고 입지를 물색 중이다.

콘텐츠도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다. 지드래곤 콘텐츠는 기존 공연 콘텐츠의 약점인 스토리를 강화했다. ‘나는 누구인가’를 주제로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음악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화려하면서도 실감나는 비주얼로 옮겼다. KT는 학생들을 겨냥해 우주, 인체과학, 해저탐험 등에 관한 홀로그램 영상도 제작할 예정이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