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만 신났다…국내시장 점유율 두 배 뛰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 지난 반 년간 최대 수혜를 입은 휴대폰 제조사는 애플인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단통법 시행 이후 국내 시장 점유율이 20~30%대로 치솟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 다수의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단통법 시행 직후인 지난해 11월 애플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30%를 넘었다. 단통법 시행 전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고, 최대로 올라갔을 때 15% 남짓이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 성장이다.

아이폰 신제품인 6 시리즈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데다 단통법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된다. 단통법 시행으로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이 스마트폰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줄이면서 아이폰이 반사이익을 얻은 것이다. 아이폰은 단통법 시행 이전부터 보조금 지원이 거의 없었다.

반면 국내 제조사들의 스마트폰은 보조금 축소로 상대적으로 값이 비싸진 결과를 낳았다. 소비자 사이에선 “어차피 똑같이 비싸다면 신제품인 아이폰6를 산다”는 심리가 확산됐다. 여기에 LG유플러스가 아이폰을 처음 출시하면서 통신 3사 간 판매 경쟁을 불붙인 것도 아이폰6 판매 확대에 기여했다.

국내 제조사가 대체적으로 울상을 지은 가운데 최대 피해자는 LG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휴대폰 판매량이 30만대를 넘어서던 LG전자는 단통법이 시행된 달인 지난해 10월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20만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시장 점유율은 애플과 뒤바뀌었다. 30%대에서 15%가량까지 떨어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60%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지원금이 줄어들어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신 3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모두 합쳐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