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유통기업이면서 동시에 저임금 기업으로 악명이 높은 월마트가 직원들의 급여를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직원들의 급여를 시간당 최저 9달러 이상으로 올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혜택을 받는 직원은 모두 50만명에 달한다. 회사가 추가로 부담하는 인건비만 10억달러에 달한다.

이번 결정은 4월부터 적용되며 월마트와 계열사인 샘즈클럽의 정규직 및 비정규직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맥밀런 CEO는 “내년 2월부터는 임금을 시간당 최저 10달러로 추가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상에 따라 월마트 직원 50만명은 미 연방정부가 정한 최저임금인 시간당 7.25달러보다 24% 많은 1.75달러를 더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정규직 직원의 평균임금은 시간당 12.85달러에서 13달러로, 시간제 근로자는 평균 9.48달러에서 10달러로 각각 오르게 된다. 월마트는 또 직원들에게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한 훈련을 제공하는 동시에 최소 2주일 전에 근무 일정을 알려주겠다고 덧붙였다. 월마트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130만 명의 근로자를 고용한 기업으로, 이번 조치로 40%가량인 50만 명이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결정은 1980년 창고에서 재고품을 정리하는 직원으로 입사해 24년만인 지난해 2월 CEO에 오른 더그 맥밀런이 내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비용부담 증가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지고, 기업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회사 매출과 수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월마트 노조는 시간당 15달러선으로 최저 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한편 월마트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순이익은 49억7000만달러, 매출은 1316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익은 전년동기대비 12.1%, 매출은 1.4% 증가했지만 전문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이날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