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과 경영권 분쟁 중인 게임회사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와 손을 잡았다. 모바일 게임에 강점을 지닌 넷마블게임즈와의 협업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넥슨의 경영 참여 명분을 약화시키는 목적도 깔려 있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 지분 9.8%를 3803억원에 취득한다고 16일 공시했다. 17일 넷마블게임즈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분 취득 배경에 대해 “게임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넥슨은 “(지분 취득 계획을) 사전에 전혀 공유하지 않았다”며 “최대 주주로서 주주 가치에 영향이 큰 대규모 투자를 사전 논의 없이 진행했다는 점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넥슨보다 넷마블게임즈와의 결합이 엔씨소프트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너지 창출 효과가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모두 PC온라인 게임에 강점이 있다. 서로 얻을 것이 많지 않았다. 반면 국내 1위 모바일 게임업체인 넷마블게임즈는 엔씨소프트의 취약한 모바일 경쟁력을 보완할 수 있다. 넷마블게임즈 역시 엔씨소프트의 도움을 받아 PC온라인 게임 부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와 협업해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엔씨소프트 지분 15.08%를 보유한 넥슨은 엔씨소프트가 그동안 주주 가치를 높이는 데 소홀했다며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를 통해 모바일 게임 사업 부문을 강화해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고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면 넥슨의 경영 참여 선언 명분이 힘을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는 17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협력체제 구축과 관련한 공동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