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는 16일 노사가 마련한 2차 잠정합의안을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친 결과 찬성 65.9%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9개월여 진통 끝에 ‘2014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날 투표에는 총 조합원 1만6734명 중 92.1%인 1만5417명이 참가했으며 찬성 65.9%(1만152명), 반대 33.9%(5224명), 무효 0.2%(35명), 기권 0.04%(6명)로 잠정합의안이 통과됐다. 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기본급 3만7000원(2.0%) 인상 △격려금 150%(주식 지급)+200만원 지급 △직무환경수당 1만원 인상 △상품권(20만원) 지급 △상여금 700% 통상임금에 포함 △대리 이하 임금체계 조정 △특별 휴무(2015년 2월23일) 실시 등이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12월31일 임단협 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지난달 7일 실시된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66.47%가 반대해 합의안이 부결됐다. 이후 한 달가량 교섭을 중단한 현대중공업 노사는 설 연휴에 앞서 임단협을 타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달 6일부터 매일 협상을 벌여 타협점을 찾았다.

이번 합의안에는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인 기본급 인상이 반영됐다. 기본급 2% 인상을 기본으로 하되 직급 연차가 낮은 조합원을 기준으로 최고 8만원까지 올리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실적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노사가 힘을 합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임금체계 조정 등 합의안에 담긴 회사의 진정성을 받아들인 결과”라고 가결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9월 구원투수로 등장한 권오갑 사장은 이번 임단협 가결로 급한 불을 껐다. 권 사장은 취임 후 경영정상화와 경쟁력 회복을 위해 임원 31% 감축, 희망퇴직, 해외지사 파견인력 축소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다.

사상 최악의 영업 손실 극복과 통상임금 추가 협상 등은 남은 과제다. 지난 12일 울산지방법원이 설과 추석 명절에 각각 50%를 포함해 800%의 상여금을 지급한 것 전부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 회사가 새로 떠안아야 할 소급 지급액은 4800억여원에 달한다. 노조 일부 승소 판결이 내려짐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항소 여부를 신중히 검토 중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