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신한금융 CEO 영입…리딩뱅크 탈환 속도낸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리딩뱅크 탈환을 위해 경쟁사인 신한금융지주의 최영휘 전 사장(70)과 신한은행 이사회 의장을 지낸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ADB)연구소 부소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신한금융의 노하우를 배워서라도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아오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사외이사로 내정한 김중회 전 KB금융 사장은 고사해 매끄럽지 않은 일처리를 보였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13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황건호)를 열고 최 전 사장과 박 부소장, 김 전 사장, 최운열 서강대 경영대 교수, 한종수 이화여대 경영대 교수, 김유니스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이병남 LG인화원 원장 등 7명을 사외이사 최종 후보로 내정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최 전 사장이다. 행정고시 출신인 그는 신한은행 창립멤버로 참여해 2003년 신한금융 사장에 올랐다.

당시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통합작업 및 신한증권과 굿모닝증권의 통합작업을 지휘하는 등 신한금융그룹의 기반을 닦는 데 크게 기여했다. 국내 최고 지주회사 사장으로서의 경험이 풍부한 만큼 그의 노하우가 KB금융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금융권에서는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 전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함께 영입한 박 부소장은 신한은행 이사회 의장을 지냈다. 금융권에서는 리딩뱅크 탈환을 위한 윤 회장의 의지가 엿보인다고 해석했다.

김 교수와 이 원장, 박 부소장은 KB금융이 처음으로 실시한 ‘사외이사 예비후보 주주제안’ 제도에 따라 선정됐다. 덕분에 기존 서울대 출신, 교수 일색이던 사외이사들의 배경이 다양해졌다.

하지만 김 전 사장은 이날 KB금융에 사외이사직을 맡을 수 없다고 통보했다.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인 그는 2008년 KB금융 사장이 될 때도 낙하산 논란에 휘말렸다. 최근 현대중공업 사외이사로 내정된 데다 또다시 논란이 일자 사외이사 자리를 고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